수줍음 많은 시인이 그랬다.
자기는 어려서 아주 심한 말더듬이였다고..
원하는 것이 있을때 말을 하려면 더욱 더듬게 되고,
그래서 어느날 조용히 앉아 편지를 썼단다.
그랬더니 말로 할 때보다 즉각 반응이 왔다고 한다.
그에게는 말보다 편한 것이 글이었다.
한적한 시골길을 밝히는 가로등,
아무도 눈 여겨 봐주지 않는 가로등과 같은 존재.
그렇지만 꼭 있어야 하는 그 불빛과 같은 존재.
고독을 홀로 견디는 것이 업이라는 시인의 길.
여전히 말이 어눌한 그 시인.
말이 쉽고, 글이 어렵다고 생각할때가 많다.
나는 얼마나 쉽게 말하고 있는가,
글이 어렵다고 느끼는 건 무언가 포장을 해야하기 때문이 아닐까.
더 거르며 말하기.
좀 더 절실하게 쓰기.
photo by Thiago Cru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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