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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설

오랜만에 설다운 설을 보냈다. 아버님 어머니 가시고 그동안 설렁설렁 지냈는데 작년에 캐나다 시누이네가 오고 자주 만나니 설도 우리집에서 지냈다. 바쁜 아들네는 당일 가고, 딸네는 1박, 사위와 밤늦도록 왕수다와 대취. ​ 24일에는 친정조카들이 14명 왔다. 세 명의 가솔이 모두 출동... 번개로 잘 치뤘다. 조카들이 돌아간 후, 언니네 가서 저녁 먹고 오니 연휴를 꽉차게 보냈다. ​ ​ ​ ​ 동백이 꼭 다문 입을 살짝 열었다. ​ ​ 가고스 앵초가 활짝 웃기 시작했다. 얘는 오래오래 웃을 것이다. ​ ​ 큰 오빠 아들 둘과 둘째 오빠 아들의 식솔 모두 모였다. 장조카 아들 딸이 결혼도 하고... 난 고모할머니다. 조카들이 잘 지내니 참 보기 좋다. ​ ​ ​ ​ 언니네서 먹은 저녁, 오늘 제대로 한 ..

놀자, 사람이랑 2023.01.25 (2)

파키스탄 히말라야 / 거칠부

거칠부의 거침없는 걸음을 눈길로 따라가며, 내 마음이 아직도 여전히 설레는 게 대견하다. 과장없는 담담한 토로가 마음에 든다. ​ ​ ​ ​ * 라인홀드는 낭가파르바트 등정 후 눈사태로 동생을 잃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 《검은 고독 흰 고독》은 8년 만에 다시 낭가파르바트를 등반하는 동안 겪었던 내면의 갈들과 불안, 고독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동생 권터와의 이별과 단독 등반의 불안을 검은 고독으로, 불안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워졌을 때를 흰 고독이라 표현한다. 루팔벽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한 고독한 등반가의 독백이 들리는 듯했다. ​ " 나는 언제나 망설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한다. 그럴 때면 지난 일도 다가올 일도 모두 내 앞에서 사라지고 만다. 나는 어떤 일이건 그것이 나에게 전부..

놀자, 책이랑 2023.01.23 (2)

꿈속의 꿈 / 윤상근

윤상근 선생이 어머니에 대한 사무침이 바로 전이된다. 나처럼 내 할일 다 했다고 뻔뻔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숙연하고 울컥해진다. 받자마자 잡은 책을 단숨에 다 읽었다. 마지막 챕터 은 짧은 소설이다. 같은 주제지만 소설의 옷을 입으면 더 자유롭다. 70대 작가가 90대 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풀어놓은 이야기는 수필 너머, 소설 너머의 진실을 훤히 그려준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지만 이 시대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문학의 치유 능력을 생각했다. 어머니께 이 책을 바치고 작가는 조금 가벼워졌기를 빈다. 솔직하며 담백한 문장들이 단숨에 읽히는 건 작가의 대단한 내공이다. ​ ​ ​ * 오신 곳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전에 이 책을 바칩니다. ​ 어머니 돌아가신 지 백 일이 되어갑니다. 아직도 하루에 몇 번씩 ..

놀자, 책이랑 2023.01.2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