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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천명관

빌린책의 장점은 빨리 읽고, 촘촘히 읽게된다.권 샘이 수업에 다루면서 가져온 책을 빌려왔다. 작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화제가 되었다.이미 2004년 문학동네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극칭찬을 받았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이 작가는 전통적 소설 학습이나 동시대의 소설작품에 빚진 게 별로 없는 듯하다는 평은 아리송하다. 어쨌거나 가독력이 좋다. 2023. 4월 60쇄판인데 200페이지 넘게 단숨에 읽었다. 눈이 침침해서 책갈피를 끼우고 눈을 감았다. 다음날 아침부터 3부 춘희의 신산한 삶을 읽다 370쪽 쯤에서 일어났다. 그대로 끝을 보기에는 마음이 너무 무겁다. ​일어나서 나갔다. 열무 1단, 얼갈이 1, 무우 1개, 배추 한 통. 오이, 부추, 쪽파, 파... 들을 ..

봄나물밥 잔치 / 곤지암도자공원

오래된 시우들과 만났다. 윤시인은 그 오래 전부터도 자연백과사전이었다. 자연에 관해 모르는 게 없는 박사다. 허정분 시인은 너른고을 문인들의 대모다. 이번에 나온 시집 를 다 읽었는데 아직 흔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오래 전 3인의 만남 이후 얼마만인가. 허 시인이 나물밥을 해 와서 곤지암도자공원에서 만났다. 글로만 알던 박경분 시인도 함께 왔다. 심 선생과 윤 선생 모두 다섯이 자리를 펴고 앉았다. ​세상에나~~ 나물밥을 솥 째 가져왔다. 봄나물이 보약이라는데... 참나물과 두릅나물, 돈나물물김치와 열무김치. 가시오갈피 장아찌... 오이나무 꽃을 곁들여 꽃밥과 꽃나물까지. 오이나무라니... 처음 봤다. 꽃맛이 순하다. 커피와 후식까지 완전 포식을 했다.​..

다행한 오늘

모처럼 아무 약속이 없는 월욜이다. 남편이 미루던 정형외과 방문을 함께 가자고 해서 나섰다. 첫 병원 방문은 함께 가고 싶다나, 아기처럼 말했지만 실은 혼자 다 했다. 난 주차하느라 늦게 올라갔더니 이미 기록지에 다 쓰고 있었고, 기다리는 동안 윗층에 있는 내과에 가서 약을 타는 예약을 하라고 한다. 내과에 올라온 김에 나도 약 탈 때가 되어 심 선생을 만났다. 내 당화혈당수치가 3개월 전 6.4에서 6.2가 되었다고 반가워한다. 골밀도 검사도 하란다. 고무줄 바지를 갈아입고 누었다. 허리부분부터 기계가 단층으로 찍어내려간다. 쓱쓲쓰쓱 잔잔한 소음이 내 몸을 토막토막 찍고 있다는 거지. 발목까지 이르러 일어났다. 색상으로 구분되는 그것이 참 신기하다. 심 선생은 또 활짝 웃으며 골다공증이 정상수치가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