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시 - 발표작 153

모자라고 아픈

모자라고 아픈 노정숙 신부는 신랑이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네! 그렇습니다. 신부는 아직 콩깍지를 쓰고 있군요. 신랑은 신부가 천사라고 생각합니까? 네! 그렇습니다. 신랑도 아직 환상에 빠져 있군요. 두 사람 다 결혼이 처음이니까 그렇죠. 신부, 내 말을 복창하세요. 남자는 모자란 사람이다. 신랑, 복창하세요. 여자는 아픈 사람이다. 조카 결혼식에서 주례는 푼푼한 농담에 이어, 신랑신부에게 난처한 덕담을 한다. 내가 30년을 살고 나서야 터득한 것을 단방에 알려주니 헛웃음이 난다. 몇 해 전부터 젊은이들 중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3포세대가 늘고 있다. N포세대로 향하는 요즘, 남녀가 결혼식장에 나란히 선 것만도 대견하다. 주례는 이들의 평온한 앞날을 위해 환상을 깨고 연민을 처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