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시 - 발표작

슬픈 축제

칠부능선 2018. 7. 7. 14:03

 

슬픈 축제

노정숙

 

 

흰 국화는 너무 근엄하다.

병 없이 가신 91세 어머니의 빈소에 흰 국화 옆에 노랑, 핑크 장미를 나란히 두었다.

무심히, 아니 유심히 바라보니 오래 산 사람들은 흰 국화를 올리고 아직 한창인 사람들은 장미를 바친다.

노란색 장미가 재재거리고 핑크빛 장미가 속살거린다.

흰색 꽃을 싫어하던 어머니, 고운 색깔 좋아하던 어머니, 남편 사랑 애타던 어머니,

자식 걱정보따리 무겁던 어머니가 다 내려놓고 환하게 웃으신다.

 

- 2018 실험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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