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우문고판이다. 내 큰 손에 딱 잡히는 앙증스러운 판형이다. 선생님 뵌듯 반갑게 읽었다. 이미 읽은 작품도,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도 모두 새롭다. 임헌영 선생님 강의 때 자주 터지는 웃음을 만났다. 분명 활짝 웃었는데 뭔가 뒷끝이 있다. 골계수필을 떠올렸다. * 이 책을 읽는 분에게 모파상은 문학에 매달려 "나를 위로해 주오. 나를 즐겁게 해 주오. 나를 슬프게 해 주오. 나를 감동시켜 주오. 나를 꿈꾸게 해 주오. 나를 웃게 해 주오. 나를 두렵게 해 주오. 나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해주오. 나를 사색하게 해주오"라고 애원하다. 그러려면 누구나 푸근하게 쉬어가고 싶을 정도로 인간미가 넉넉하거나, 입심에 재기 넘치는 감수성까지 갖춰야 하건만 나라는 인간은 그저 무덤덤한 게 영 밥맛이니 글쟁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