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책치 - 정치

칠부능선 2014. 4. 16. 00:41

내 시 선생님이 온북tv에서 <책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첫번째 인터뷰 대상이 도종환 시인이다. 첫 방송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95%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시인이 95% 미움을 받는다는 국회의원이 되었다.

시인과 의원의 삶에 대해, 가치관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들이 유난스레 다가온다.

 

이번 6.4 지방선거에 서울시 시의원에 도전하는 아들이 겹쳐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예비후보지만 지금 선거운동의 범위는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으로 우리 부부도 나서서 명함을 돌려야 하는 시기다.

그러나

나와 남편은 아직 한번도 나가보지 않았다. 오늘 아들과 통화를 하니 병이 났다.

매일 새벽마다 나가서 명함을 돌리고, 주말도 쉬지 못하고 인사를 하고 다니니 기어이...

아들, 힘내라.

진흙밭에서 연꽃을 피우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등불을 만들어 낸 것은 어둠이고 나침반을 만들어 낸 것은 안개다. " - 빅톨 위고

도종환 의원이 힘들 때 떠올린다는 말이다.

 

고난은 창조의 힘인가.


 

 

 

 

 

 

[오봉옥 시인의 책치, 시청 방법]

1. <오봉옥 시인의 책치>-매주 화요일 밤 10시 "올레 TV ch.264번"

2.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프로그램 제목 <오봉옥 시인의 책치>

3. 스마트폰으로 시청 가능-'에브리온 TV' 앱을 다운받아 시청. (에브리온 TV -> ch.403(온북채널))

SDU & 온북TV

(오프닝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세계 유일의 책방송 온북TV에서 이번 봄 개편을 맞이하여 새롭게 준비한 프로그램 ‘오봉옥 시인의 책치’ 진행을 맡은 오봉옥입니다.
현실은 모르면서 책만 읽는 사람을 간서치라고 그러잖아요? ‘간서치’라는 말은 들어보셨을텐데 ‘책치’라는 말은 생소하게 느껴지시죠? ‘책치’는 ‘책’이라는 우리 고유어에 ‘다스릴 치’ 자를 섞어 만든 신조어입니다. 지금 세상에는 ‘책으로 다스리는 정치’, ‘책의 지혜로 푸는 정치’가 필요하다, 라는 생각 하에 우리가 한번 만들어본 말인데요, 괜찮으신지 모르겠네요.
이 프로그램은 책 읽는 리더상을 정립해 국민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자는 취지로 기획했는데요. 진행을 맡은 저는 시인으로 쭉 살아왔고, 지금은 서울디지털대학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이제 누가 뭐래도 봄이 왔습니다. 앞으로 개나리며 진달래며 벚꽃이 연이어 피어날 것입니다. 이런 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요. 저는 문득 이런 시를 떠올렸습니다. 먼저 제가 여러분께 들려드리는 시 한 편을 감상해 보시고 오늘의 초대 손님과 만나보겠습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자, 어떻습니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흔들리며 오늘날까지 살아오셨나요? 오늘 이 시를 쓴 시인 도종환 의원을 초대 손님으로 모셨습니다.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도종환 의원님 안녕하세요.
요즘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있어 많이 바쁘실 것 같습니다. 근황은 어떠신지요?
오늘 저희 프로그램에 첫 번째 손님으로 모셨습니다. 이유는 책하면 떠오르는 정치인이 누굴까 하고 생각해보니 역시 도종환 의원이 제일 먼저 머리에 스쳐가더군요. 첫 번째로 초대된 소감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인사 한 말씀 해주시죠.
아직은 국회의원 도종환으로 불리는 게 어색할 법도 한데, 어떻습니까? 예전에 ‘시인 도종환’으로 불러줄 때와 ‘국회의원 도종환’으로 불리는 지금, 어떤 게 달려졌나요?
자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청자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을 여쭙겠습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난맥상에 부딪쳤을 때 불현듯 떠오르는 책 또는 책의 한 구절이 있어 무릎을 쳤던 경험 같은 거 있으신가요?
우연의 일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도의원께서 국회로 들어가신 뒤 ‘책읽는 국회의원 모임’이 만들어졌어요. 아마 지난해부터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지난 3월 모임 때 저도 직접 국회에 가서 아침 일찍부터 모여 김밥 하나씩을 먹으며 강의도 듣고, 진지하게 또 질문도 하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감명을 받았는데요, ‘책 읽는 국회의원 모임’은 어떤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주로 어떤 활동들을 하는지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지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자, 그럼 오늘의 주제에 맞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그동안 살아오시면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요?
아, 그러셨군요? 저는 스콧니어링 자서전을 보고 공교롭게도 도종환 의원을 계속해서 떠올렸습니다. 해직된 삶이 그렇고,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주장해온 점도 그렇고, 늘 도전하는 삶의 자세도 비슷한 것 같은데...
이왕 감명 깊게 읽은 책에 대해서 물어봤으니, 이제 영향을 받은 사람에 대해서도 물어보겠습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입니까?
어려운 질문 하나 할게요. 지금 생존하는 작가 중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작가는 누구입니까? 한 사람만 대주시고요,(웃음) 그리고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이제 반대로 아주 쉬운 질문 하나 할게요. 책 혹은 도서관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누구나 한 두 개쯤은 있을텐데요,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해주세요.
혹 책을 훔쳐본 적은 없습니까?(웃음)
이런 것도 궁금해 할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유명 시인이라는 타이틀은 자산입니까, 족쇄입니까?
국회 안에서도 ‘도종환을 사랑하는 모임’이 있다는데, 그건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네요.
싱거운 질문을 하나 하자면, 다시 태어나서 시인과 정치인 중 하나만 하라고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고 싶습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도종환이라는 이름의 정치인에게 드리는 질문입니다만, 국회의원 된 거 후회해 본 적 없으셨나요?
그동안 국립근대문학관 설립에 대한 국회 차원의 세미나를 여는 등 우리 문단을 위해 적지 않은 노력도 해오신 것으로 아는데, 이런 기회를 빌어 국회의원 도종환으로 활동해오신 성적표 좀 공개해 주시지요. 자체 채점 기준으로 평점 B플러스 이상은 되시나요?(웃음)
시청자 여러분께 국회의원으로서의 금년도 계획과 시인으로서의 금년 계획도 밝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 국회의원이 되어서 변한 생각과 변하지 않는 생각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동안 시인의 길을 걸어오면서 많은 상을 받으셨습니다만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게 문학하는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에게 주는 ‘아름다운 작가상’입니다. 누구보다도 잘 살아오신 것 같은데 도의원께서는 정작 본인의 삶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넷과 영화, TV 등 다양화된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독서인구가 부쩍 줄어든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책이 가진 긍정적인 면과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 한 말씀 해주세요.
몇 년 전에 건강이 나빠지셔서 산으로 들어간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는 도종환 시인을 아끼는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는데요, 이제 건강은 괜찮으신지요?
네, 잘 들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도종환 의원님이 ‘내 인생의 책’으로 소개한 스콧니어링 자서전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대목을 저와 도종환 의원께서 함께 낭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들어보시죠.
(오봉옥, 도종환 의원 순으로 낭독)
(오봉옥 낭독 대목)-기질에 따라 사람을 나누자면 안락한 삶을 열망하는 사람들과 끊임없는 결단과 투쟁으로 이어지는 힘겨운 삶 속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안락한 삶을 사는 사람은 쾌락을 우선하여 매사를 생각한다. 반면 모험가와 활동가들은 안온한 생활에 만족하지 않고 기꺼이 산을 오르거나 도시를 재건하거나 달나라로 간다. 이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줄곧 힘겨운 노력을 하면서 기쁨을 느낀다. 이들은 새벽에 일어나 끊임없이 활동을 하며 밤에는 도서관이나 실험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어떤 위험이나 방해물도 이들을 단념시키지는 못한다. 나는 늘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운명을 같이해 왔다.
(도종환 의원 낭독 대목)
시청자 여러분 어떠셨습니까? 온북 TV가 봄 개편을 맞아 새롭게 준비한 ‘오봉옥 시인의 책치’, 이제 마칠 시간이 되었습니다. 정성껏 준비했는데 첫 회라 부족한 점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리고요, 따끔하게 질책해 주시면 끊임없이 고쳐나가서 꼭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바쁘신 중에 출연해 좋은 이야기 들려주신 도종환 의원님께 감사드리고, 마지막으로 우리 온북TV를 아끼시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오늘 첫 회 방송을 시작한 저희 책치 프로그램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갔으면 하는지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리고, 아울러 시청자와 독자 여러분께도 마지막 인사 전해주시지요.
(클로징 멘트) 여러분은 역사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철학자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정의했습니다. 저는 과거를 통해서만이 현재를 바르게 인식하고 미래를 바르게 설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것이 책 속에 있습니다. 과거를 정확히 아는 것, 현재를 바르게 인식하는 것, 미래를 제대로 걸어가는 것, 이 모든 해답이 책 속에 있을 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오늘 도종환 의원이 소개한 책도 우리에게 그런 지혜를 안겨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오봉옥 시인의 책치’ 첫 번째 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주에는 새로운 초대 손님을 모시고 시청자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진행 : 오봉옥 교수
- 출연 : 도종환 의원(현 새정치국민연합 국회의원, 시인)

 

‘오봉옥 시인의 책치’는 책 읽는 리더상을 정립해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인문학적 리더십을 정립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온북TV의 봄철 개편 프로그램. 주요 정치인들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그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초대된 정치인에게 책과 인생에 대한 밀도 있는 담론을 끌어낼 진행자는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오봉옥 교수입니다.

제1회 출연자는 접시꽃 당신을 펴낸 시인이자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도종환. 도종환 의원이 추천한 스콧니어링 자서전을 통해 ‘책의 지혜로 푸는 정치’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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