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1시, 양재천 걷기 모임은 대첩,이라고 하기엔 조촐했다. 그래도 마음은 모두 넉넉하니.
양재천을 걸어보니 탄천은 대궐 같다. 오가는 사람이 부딪칠 지경이다.
그래도 도심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건 다행한 일이다.
다리 아래 앉아서 당산님의 사과를 소재로 한 자작시 낭송도 듣고,
와이즈님의 하모니카 연주도 듣고,
운동기구에 누워서 하늘도 보고,
3시간 가량 걷고 찾은 카페.
화장실 앞에 거울이 앙징 맞다.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이 실제보다 정직하다.
벗들에게 비친 내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보다 더 진실에 가까운 수도 있다.
존경하올 해선녀님, 커피숍에서 제일 먼저 만났는데 쥬스를 마시고 계셨다.
그 후로 온 우리들이 커피 안시키고 앉아 있는 것을 불편해 하시는 모습, 어서 나가자고.
빈 좌석이 많은데... 뭘요. 와이즈님,
나가서 바로 데이지님을 만나 밥 먹으러 갔다. 돌솥밥과 시골밥상, 밥이 단 시간이다.
일하는 것과 노는 일이 있을 때, 노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회의하는 것과 술 마시는 자리가 있을 때 술마시는 곳을 우선한다는 박웅현의 말이 떠오른다.
나도 그러고 있다.
며칠 전부터 오른 발목이 아프다. '무시요법'이 통하지 않아서 찜질하고 파스를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