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세째이모님의 전화를 받았다.
이모님댁에 둘째, 넷째 이모가 모여 있는데 언니가 보고싶다고 한다.
어머니를 모시고 수원 이모댁으로 갔다.
87세 어머니, 몇 년 전에 허리 4,5번 디스크 시술을 했음에도 지팡이를 거부하신다.
마침 넷째 이모가 나와 있어서 다행히 양쪽에서 부축해서 올라갔다.
화기애애 웃음 보따리 터지고, 점심도 먹고...
느닷없이 어머니의 언성이 높아진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 억울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그 후로 계속 어머니 목소리 커지고 내용도 민망스러워진다.
이모들도, 나도 깜짝 놀랐다.
돌아오면서 떠오른 생가, '기고만장' 이다.
아, 어머니가 변했다. 예전엔 동생들 말을 주로 듣기만 하고 웃기만 하셨는데.
오늘 들으니 말 속에 화살이 있다.
아직도 주 화살은 아버님을 향해 있다. 그것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겨진다.
내게는 아직 화살이 오지 않았음에 안도한다..
난 어머니가 기대하기 전에 자진 납세다. 아직은.
동생들 앞에서 예전에 없이 목소리 세우는 어머닐 보며 헛웃음이 난다.
어쨌거나 다행이다.
100세 시대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