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6차, 이게 뭔가

칠부능선 2014. 3. 14. 23:05

요즘 아버님 어머니가 다시 건강해지셨다.

점심, 저녁까지 나돌아도 '걱정말고 천천히 와라' 하신다.

그래서 다시 내 날라리끼가 도졌나 보다.

 

오랜만에 오래 놀았다.

아침부터 수업, 행사, 점심, 주막, 팥죽집, 맥주집, 라이브카페까지.

김샘의 건강 호전은 우리 모두를 기쁘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모처럼 끝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맹숭맹숭한 건 뭔가. 예전처럼 취기가 오지 않아서인가.

김샘이 맥주 한잔으로 막걸리 한잔으로 버티고 있어서 송구스러워서 그런지도 모른다.

앞으로 술을 진탕 마시기 위해서 몸을 만드는 중이라고 했다.

어서 그날이 와서 연중행사라도 예전처럼 진하게 놀았으면 좋겠다.

 

아니, 이제 그 체력이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 설레던 마음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80을 바라보는 선배님도 마음은 청춘, 이라고 하셨는데. 글쎄. 마음이 벌써 점잖아지고 있다.

그런 저런 모든 것에 풀기가 가셨다. 달관까지는 아니라도 흥분할 일이 없어졌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면 끝장인데. 머리는 들쑥날쑥인데

가슴이 차분하다. 이게 뭔가.

 

 

 

오래전에 하이델베르그 대학교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 찍을 때만해도 '부럽당' 그랬는데

이제보니 이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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