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방, 이건 냄편이 지은 이름이다.
다섯 명의 친구들, 속깊은 이야기들을 털어놓는 사이인데,
그 원색적인 허심탄회 속에 있다보면, 나도 뭔가 힘겨운 것을 내놓아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내가 힘겨운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는 순간, 아버님이 전화를 하셨다.
티비 언제 오냐고, 지금 병원갈 것도 못 가고 기다리고 있다고.
띵~~
아니 티비가 무슨 콩나물 사오는 것도 아니고...
어제 저녁에 아버님 방 티비가 고장 났다.
거실에 나와서 크~~ 게 틀고 조금 보시다 들어가셨다.
벌써 세번 째다. 다른 것 모두 멀쩡한데.. 아버님 방 것만.
어쨌거나.....
밤에 인터넷을 뒤져서 32인치 50만원에 샀다. 백화점에서 70만원 짜리다.
큰 돈을 번 것처럼, 주문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오늘 오전에 티비가 오는 줄 아셨단다.
참 성질 급한 아버님을 우짜면 좋나.
......
속 땁땁하게 생각하면 한이 없다. 부글부글 끓을 일도 부지기수고.
자꾸 입 밖으로 내고 나면 그것이 더욱 커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가능하면 혼자 삭히는 형이다. 그런데.... 이것이 쌓이면 병이 되지 않을까 여겨지기도 한다.
그 답답한 상황을 잊어버리고 노력한다. 사실은 다른데 더 신경이 가 있으니까.
친구네 주차장에 뚫린 창이다. 지하에서 바라보는 하늘,
하늘이 거기 있다. 우리가 아무리 지지고 볶고 마음을 다치고 흥청거리고,
그래도 하늘 아래에 있다.
하늘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