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집 방학이라고 딸이 태경이 시경이를 데리고 와서 이번 주를 있다가 갔다.
나는 수요일, 목요일, 토요일 일이 있어 나가고. 추워서 아기들은 놀이터나 탄천에도 못 나가고...
말맛이 좋은 최승호 시인이 쓴 동시를 읽어주니 '시시'하단다.
녀석들도 벌써 시가 시시한 놀음이라는 걸 알아차리니 애고~~ 슬프다. 시야.
아기들은 컴에다 만화영화로 묶어두고.
티비에서 백두대간을 페러글라이딩으로 종주하는 세 사람을 봤다.
딸이 갑자기 하는 말,
엄마는 저렇게 위험한 것을 나한테 왜 허락했어.
뭔 소리야, 내가 하라고 했나. 지가 하겠다고 해서 허락을 한 것이지.
딸은 제가 딸을 낳았으면 공주처럼 곱게 키울 것이라나. 저런 험한 운동 안 시키고. 내 참.
너도 공주처럼 키웠지.
아니 날 험하게 키웠잖아.
그건 네 취향이지.
딸은 대학교때 패러글라이딩 동아리를 했다.
첫 비행 때 20분 넘게 날은 건 처음이라고 흥분했었다. 딸의 동아리 친구가 시합 때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아버님이 극구 말리셨다. 우리 집에 하나 뿐인 딸이라고 위험한 것 하지 말라고.
그러니까, 바꾼 것이 스킨스쿠버다.
누가 시켰나, 모두 제가 알아서 놀던 일인데.
아들은 제대로 놀아본 것도 없는 듯 하다. 고시공부한다고 책상에 너무 오래 앉아있어서 일자 목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해라, 무엇을 해라. 해 본 일이 별로 없다. 그저 제 좋은 일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결혼도 지들 좋다는 사람, 모두 오케이 했다. 궁합이니 사주 같은 것 하나도 안 보고.
내가 저울질 하지 않고 결혼 했듯이.
지난 번엔 아들이
저는 아들 낳으면 '강하게' 키운다나. 내가 너무 약하게 키워놔서 사회 적응하는 게 힘들다나.
내 참. 어찌 키우든지 아기를 낳기나 해라.
사람은 모두
제 운수대로 사는 것,
딸이 연년생 아들 데리고 씨름하며, 동동거리고 사는 것이나
결혼 4년차에 아기를 기다리고 있는 아들이나
모두 내 사정거리 밖이다.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간 큰 남편 엮시 사정권을 벗어났다
난, 탓 할 엄마도 없으니 나를 믿어야 한다.
영악하게 스스로 챙겨야 한다.
태경, 시경이 지들 장남감 짊어지고 왔다.
Ivan kuchin의 Mila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