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생활 3년차가 되었다.
남편의 공직생활을 돌이켜 보면 충분한 보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맙고, 당연한 일이다
40년 가까이 나라의 상머슴이었다.
휴가는 물론, 가족여행 한 번 변변하게 가 본 적이 없다.
눈 먼 돈일지라도 챙겨 본 적도 물론, 없다.
주위 사람들이나 친구들의 '한 탕' 유혹에도 끄떡없이 버텼다.
정권이 바뀔때 마다 우수수 밀려 나가는 무리에서 꿋꿋하게 살아 남았다.
'털어도 먼지 나지 않는 사람', 이건 내가 남편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그래서 이 동네에서는 귀한 정년퇴직을 했다.
어언 세월,
몸은 쇠하고 놀줄 모르는 사람이 되었다. 아니, 즐길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완전히 진기를 빼앗기고 허물만 남았다.
그동안의 긴장과 압박에서 풀려난 지 얼마되지 않았다.
건강과 젊음, 열망과 헌신을 바친 값으로,
당당하게 연금을 받는다.
작년엔 3,5 % 인상이었는데, 올해는 2,2% 인상이라는 통보가 왔다.
나라살림을 줄인다면, 기꺼이 따르리라.
그런데
국회의원 연금법 통과는 부당하다. 너무 오래 고여있다.
막내에게 어떻게 힘을 실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