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특별한 결혼식

칠부능선 2013. 1. 13. 10:54

1월에 두 번째 결혼식을 갔다. 지난 주에 이어.

1월에 가야할 결혼식이 다섯 번이다. 매주 토요일과 마지막 주는 금요일 오후까지.

누구처럼 멋진 결혼식(가족과 절친만 초대하는)을 치르리라는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우리 아들 딸들은 연애를 해서 부랴부랴 큰일을 치뤘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상당한 빚쟁이가 되었다. 두 번 모두 청첩장을 50부 정도 보냈는데 손님은 거의 10배가 왔다.

2월에도 두 곳이다. 기쁜 마음으로 빚을 갚으러 다닌다.

 

 

오늘 결혼식은 특별했다.

주례 없이 신랑 아버지가 성혼선언문을 읽고, 한 말씀을 한다.

이어서 신부 아버지가 나와서 하객에게 인사하고 딸과 사위에게 당부의 말씀을 한다.

축가는 먼저 결혼한 신부의 동생 내외가 부른다. (신랑은 34세, 신부 33세다.)

연신 웃는 신부의 얼굴에서 행복바이러스가 마구마구 감염됐다.

신랑 아버지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아들아, 며늘아기야 너희는 각자 100점짜리가 되려고 하지 마라.

이제부터는 둘이 합해서 100점이면 족하다.

아내가 70점이면 남편이 30점을 채우고, 남편이 80점이면 아내가 20점만 채우면 된다."

참으로 넉넉한 말이다.

 

 

 

아, 오늘 결혼식날에 맞춰서 신랑의 부모가 책을 출간했다. <결혼을 앞둔 자녀들에게>

핑크장미 만발한 표지 안에 신랑 신부의 글도 있으니 읽어봐 주라는 당부과 인사글 쪽지도 들어있다.

잔소리, 쓴소리, 모두 이쁜 말로 조곤조곤 들려준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가며.

성공적인 결혼생활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단다.

이들은 일찌기 부부일치운동도 하고, 부부리더십 강의를 하는 친구다. 이번이 네 번째 부부공동 집필책이다.

나름, 뜻있는 결혼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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