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왔다.
탄천을 가로질러 이매역까지 걸어서 오갔다. '특별한 결혼식'을 마친 친구가 5인방 점심을 냈다.
어려서부터 아들 둘을 독립적으로 키운다고 초딩 때 여름방학에 미국을 보내면서 형이랑 동생을 다른 비행기 태워서 보낸 용감한(?) 부모다.
그들의 교육방식에 맞춰 아들 둘은 씩씩하게 자라더니,
집을 얻는 것도 결혼의 모든 비용도,아들이 했단다.
이들 부부는 중간에 큰 사건이 있어서 모든 재산을 잃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아들이 더욱 여물어진 듯하다.
잃은 건 상처고 충격이지만, 얻은 게 확실하니 감사한 일이다.
크게 잃어야 크게 얻는 것인지.
푸근한 겨울에 흐믓한 이야기로 긴 점심시간을 보냈다.
걷는 길에 쌓여있던 눈이 녹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