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요란한 시무식

칠부능선 2013. 1. 8. 21:04

 

토즈에서 합평모임이 있는 날이다.

5명 참석에 3편, 성적이 저조하다. 하지만 서로 많이 배우는 시간이다 

점심 예약을 8명 방을 잡아 놓았는데 식당에 미안스러웠다.

그래도 기죽을 우리가 아니다. 회장님이 준비한 와인 3병을 해치웠다. 벌건 대낮에.

점심부터 알딸딸 목소리 커지는 나를 누르지 못하고...

 

샤브샤브집에서 와인 3병

 

 

 

2차로 예전에 갔던 근사한 장소를 못찾고 헤매다가 <꽃물>이라는 인도카페에 들어갔다.

입구부터 심상치않은 인테리어에 어리둥절,

붉은 촛농이 벽을 타고 흘려놓은 괴이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피 같이, 꽃 같이.

 

이건 내가 아는 인도스타일이 아니다.

다음 달에 두 번째 인도여행이 잡혀있다. 첫 번에 반하고,, 두 번째 미친다는 인도.... 기다려라.

그 커다란 눈망울들, 먼지 풀풀 날리던 거리. 개도 소도 철학을 하는 그 곳에 내가 다시 간다.

 

 

좌식카페다. 아, 20대에 다니던 명동의 음악감상실 '르시랑스'가 생각난다. 그곳도 좌식이었다.

신발을 신발장에 넣고 열쇠를 챙긴다. 무심히 손목에 끼우니까 폼생폼사 후배가 찜질방 스타일이라며 질색을 하고 빼았는다.ㅋㅋ

넓은 홀 중앙에 기다란 연못이 있고, 꽃과 양초가 떠있다.

오색조명이 야리꾸리, 동굴같은 방들에 커튼까지 드리워져 있다. 탁자에는 촛불만 있다. 완전 어둠침침.

연인들을 배려한 것인지 몰라도, 영~ 땁땁하다. 내 스타일은 아니다.  

이곳에서 또 와인 세 병을 마셨다. 안주 세 접시를 비우고...

피자가 젤로 맛있었다. 참으로 왕성한 식욕.

많이도 낄낄대고,

스스로 의리맨이라고 믿는 우리들이다.

 

 

 

 

 

3차 포타이에서 해장으로 쌀국수를 시켰는데,

남자들은 국물만 남기고, 여자들은 건데기만 남겼다. 결국 와인은 여자 셋이서 거의 먹은 폼이다.

다음으로 커피를 마시며 재정비하고. 라이브카페까지 가는 것이 풀코스인데, 오늘은 여기까지.

배가 불러서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어서 흩어졌다.

 

매달 첫 월욜에 만나는 -  빠삐용,

빠지지 말고, 삐지지 말고, 어떠한 혹평도 용서하자는 합평 모임이다.

화기애애를 넘어 울렁울렁 시무식을 마치고,

난 멀쩡한 얼굴로 장도 보고 차 끌고 돌아왔다. 11시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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