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한 번의 봄을 넘긴 작가 박은실은 "당신은 오월을 닮았군요" 언젠가 이런 말을 꼭 들어보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한다. 첫 수필집이 야무지다.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큰할머니가 등장하는 가족사도 시선을 끌어당긴다. 큰 상처 없이 소소한 일상이 작품으로 등장할 때 필요한 것들을 잘 장착했다. 공부하며 쓴 수필, 독자에게 다가가는 궁리를 하면서 쓴 수필이다. 단숨에 읽히는 장치, 위트와 유머도 있다. 오월처럼 연둣빛 해사한 작가의 얼굴이 바로 떠오른다. 믿음직스럽다. 박수보낸다. * 자신이 값비싼 생선인 줄 아는 도마 위 여자는 오만상을 쓰며 나처럼 저분의 거울이 되어가고 있었다. 돌덩이 대접을 받는 여인에게 강한 동류의식을 느꼈다. 나는 입꼬리가 귀까지 말려 올라가도록 고소한 웃음을 지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