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 : 늙지 말 것 계율 : 늙지 말 것 마구 뭉쳐 놓은 숱 없는 머리 오래 전에 생각을 놓아 버린 듯 쾡한 눈 그늘진 뺨 말은 마르고 가는 목에 튀어나온 힘줄 완강하다. 우물처럼 패인 쇄골에 고인 시름 노동을 기억하는 누추한 어깨 간신히 매달린 팔 위태롭다. 늘어져 말라붙은 젖가슴 아직 비릿한데 앙상한 다리 사이 무.. 수필. 시 - 발표작 2006.03.28
비로소 선언함 비로소 선언함 초인종 소리가 들린다. 가족은 아니다. 어떻게 아느냐고, 가족들은 모두 열쇠를 가지고 다닌다. 못들은 걸로 한다.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방이 몹시 어지럽다. 책과 신문이 서로 자리다툼을 한다. 벗어놓은 옷들은 제자리를 잃고 여기저기서 히히덕거리고 있다. 이럴 땐 시치미 떼는 .. 수필. 시 - 발표작 2006.03.28
불쌍한 여자 불쌍한 여자 "그 여자 너무 불쌍해." "왜." "그 여자는 남편하고 자식밖에 몰랐대." "그건 나도 그래." "아니지,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문상을 다녀온 남편과 나눈 말이다. 내 동갑인 동료의 부인이 유방암으로 3년 동안 투병하다 죽었다고 한다. 가족밖에 모르고 살았다는 여자를 불쌍하다고 여기.. 수필. 시 - 발표작 200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