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날마다 전성기 / 성민선

칠부능선 2024. 4. 21. 21:33

<날마다 전성기>

좋은 부모님 아래서 훌륭한 교육을 받고, 좋은 가정을 이루었다. 가족도 모두 훌륭하다.

상처와 결핍을 찾을 수 없는 성민선 선생의 고민은 무엇일까. 끝내 짐작되는 게 없다.

다만, 중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지고 부모님께 불효스러워서 정신차리고 공부해서 원하던 고등학교를 가고 서울대학을 가고, 결혼을 하고 어린 남매를 천정에 맡기고 유학을 가서 석박사가 되어 왔다.

중학교 입학시험에 떨어지고 그대로 차선이 좋다며 자기합리화에 빠진 나의 시간을 떠올렸다.

그럼에도 나는 오래 전부터 "오늘이 최고"를 달고 살았다. 부끄러워해야 하는 건가... 잠시 생각했다.

유머로 다가오는 '절에 가는 이유' 멀리 있던 절이 가깝게 느껴진다. 붓다의 《최상의 행복경》 '무여 선사 친견 법문'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읽고 싶은 책이 늘었다.

 

* 이 책이 날마다 전성기로 살겠다는 정신을 가진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아가 어느 연령층을 막론하고 웰에이징 (행복한 나이 듦)과 웰다잉 (잘 죽음)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나는 디자이너 노라노(본명 노명자)여사를 여성 모델로 꼽고 싶다. ...

- 83세이신데 변함없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사시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 욕심을 버리는 것! 욕심을 버리면 됩니다. 퇴임한 사람들이 고급 식당에나 돌아다니며 놀기만 하는 것은 크게 잘못됐어요. 노인들의 삼분의 일이라도 봉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통계적으로 지식인이 늙으면 치매에 제일 많이 걸리죠. 일을 안 해서 그렇습니다."

-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 사회 고발 픽션을 쓰고 싶습니다. 원리원칙대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내가 겪은 이야기가 다 사회 고발입니다. 이해가 안 되는 게 너무 많아요. 아부해야 사는 사회이고, 인격자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들 아부하고 살아요. 왜 그런가 하고 평소 의문을 가져왔는데 그 답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이제부터 쓰고 싶습니다. ..." (49쪽)

 

* 설거지를 할 때 물을 틀고 그릇을 씻으면서 물소리, 그릇이 내는 소리, 손의 감촉, 나의 자세 등에 온몸과 마음을 맡긴다. 잡념은 사라지고 마음은 오롯이 설거지하는 일에 모아진다. 설거지와 마음이 하나가 된다. 이것이 알아차림이고 마음 챙김이다. 명상은 티베트어로 '곰'이라 하는데, 그 뜻이 '친숙해지다'이다. 일어나는 느낌 감각 생각을 있는 대로, 오는 대로 바로바로 알아차리고 바라봄으로써 그 느낌 감각 생각을 내려놓게 된다고 한다. (69쪽)

* 꽃이 우리를 가르치는 것 같다. 자기처럼 예쁜 얼굴로 활짝 웃고, 나쁜말은 들어도 모른 체, 예쁜 말고 좋은 말만 하면서 아름답고 향기롭게 삶을 살다 가라고 하는 것 같다. 자기처럼 남에게 기쁨과 평화와 위로를 주ㅡㄴㄴ 삶을 살라고 말하느 듯하다.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들이 꺾이거나 짓밟히지 않고 힘껏 자라나 아름다운 꽃을 피우도록 도와주라고 하는 것 같다. 이 세상이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기를 꿈구어 본다. (152쪽)

* 내가 글을 쓰는 한 가지 이유는 많이 쓰건 잘 쓰건 상관없이 한 편의 글을 통해서라도 내가 그동안 배우고 받고 살아온 사회의 덕을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회향하고 싶은 마음, 즉 글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사회봉사를 하기 위함이다. 어떻게 해야 글이 사회에 봉사가 되는, 나도 좋고 남도 좋은 자타이리自他二利가 될 것인지 늘 유념하고 있다. 내 글이 나를 찾고 나와 소통하며, 나를 밖으로 확장하여 나로 안해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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