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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의 산, 생트빅투아르의 가르침 / 피터 한트케

칠부능선 2020. 12. 29. 14:36

1942년생 피터 한트케는 현대 독일문학의 대표주자다. 201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독일문학답게 묵직하고 지루하다. '특별한 영감을 얻은 순간과 여정을 기록한 에세이'로 분류한 글인데 많이 헤맸다. 

번역을 한 배수아의 해설까지 읽고도 더듬거렸다. 

 

* 그 시절 변신이 일어났다. 그 시절의 나는 크게 성장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무릎을 끓거나 고개를 숙이고 엎드리기를,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이에게 완전한 무명이기를 간절히 원했다.

 변신은 자연스러웠다. 그것은 철학자의 말에 따르면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데서 나오는 화해의 열망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게 현실적 - 합리적으로 보였으며, 그때 이후로 내 글쓰기에도 적용되었다. (26쪽)

 

* 한트케는 세잔에 대해서 메모했다.

" 다른 화가들은 그림을 그리지만, 세잔은 그림 뒤에 있는 그림을, 하나의 사물 안에 있는 다른 사물을, 하나의 사람 속에 있는 다른 사람을, 혹은 사물 속에 있는 인간을 그린다." (138쪽)

 

* 세잔은 에밀 졸라에게 보내 편지에서 썼다. "모티프를 향해 떠난다"라고.

 한트케가 이 책에서 한 것도 오직 그것이었다. (1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