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아들의 선물

칠부능선 2019. 11. 8. 11:51

 

  모처럼 페북에 자랑질을 했더니, 낯익은 이름들이 기척을 한다.

  아들이 없는 사람이 '부럽다'고 하면 좀 민망하고 미안스럽고, 아들이 둘인 사촌도 부럽다고 해서 착한 아들 노릇할 기회를 주라고 했다.

  열린 페북이지만 소통을 하는 건, 더우기 댓글을 남기는 건 모두 얼굴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다.

  페북은 가끔 눈팅하고 새로운 소식을 보는 것으로 족하다. 나 역시 주로 낯익은 사람들에게 '좋아요', '최고에요'를 누른다.

 

 

  언제든지 내 맘껏 새 책을 살 수는 있다.

  그러나 가끔은 아들에게 옆구리 찔러서 선물하게 하는 것은 의도적이다.

  용돈을 주는 것 보다 엄마가 책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도 심어주고, 읽고 나서  좋은 책은 아들에게 다시 선물로 준다.

  자식에게 부모는 늘 넉넉하고, 그저 주기만 하는 존재인 것이다. 자식이 성인이 되었어도 부모 앞에 자식은 늘 어리다.

  이쯤에서 부모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 무얼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한두 번 하고 나니, 이젠 아들이 책 필요한 거 없어요, 하고 먼저 묻는다.

 

  누군가 그랬다. 노년에 꽃을 맘껏 살 수 있는 사치를 누리고 싶다고. 꽃도 좋지만 아직은 책이 더 좋다.

  문선배님 댁에 가면 사철 꽃이 피어있는데 보는 것으로 족하다. 어쩌다 함께 화원을 가게 되면

  겨우 한 분 모셔오지만, 잘 돌아가시게 해서 이제는 접었다. 

  좀더 마음의 여유,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꽃 사치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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