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수전 손택의 말>

칠부능선 2019. 6. 8. 12:35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  '뉴욕 지성계의 여왕' 수식이 화려한 수전 손택은  뉴욕과 파리를 오가며 최고의 교육을 받은 영재로

 소설가, 에세이스트, 평론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로 활동했다. 

불행한 결혼과 치명적 연애, 포토제닉한 외모로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살았다.

 

<수전 손택의 말>은 솔직하고도 담대한 사람냄새 풍기는 인터뷰글이다.

로큰롤을 너무 사랑하게 되어서 이혼을 했다는 이야기,

'감각의 제국'에 대한 동의, 성인이 된 후로 소량의 마리화나로 신경 체계를 바꿨다는 것,

맹렬한 글쓰기와 매혹적인 그의 삶에 푹 빠져 바라보았다.

 

1933년 1월生, 45세에 유방암을 이겨내고 더욱 왕성하게 활동했고,

2004년 12월 골수성 백혈병으로 이 땅을 떠났다.

 

오래 전에 읽은 <은유로서의 질병>만으로는 그를 알기에 많이 부족했다.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질병과 공범이 될 수 있다.

 

*독서는 제게 여흥이고 휴식이고 위로고 내 작은 자살이에요. 내가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작은 우주선이에요.

 

* 동쪽은 분노, 남쪽은 기쁨, 서쪽은 비탄, 북쪽은 공포, 그리고 중심은 공감 - <중국 기행 프로젝트> 에서

 

 중심에 있다는 건 주변에 있다는 것과 대척되는 건데, 자기 자신의 의식, 경험, 시간의 주변에 존재하기를 바라지 않잖아요. 특히 칼 뱅이 이런 말을 했죠. "세계는 양편으로 경사가 져 있으니, 너 자신을 그 가운데 두어라" 라고요. ... 중심에 있으면 그를 에워싸고 벌어지는 것들에 정말로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작가의 사명은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는 거라고 말했지만, 저 자신에게 스스로 부과한바 작가의 소명은 온갖 종류의 허위에 맞서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에요. ..... 내게는 그 무엇보다 끔찍한 일이라면 내가 이미 다 쓰고 얘기한 내용에 동조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게 아마 날 그 무엇보다 불편하게 만들 거에요. 왜냐하면 그건 내가 생각하기를 멈추었다는 뜻일 테니까요.

 

 

머리를 쿵, 친다.

내 글에 내가 연신 끄덕이고 있는 나는 정말 생각이 멈춰버린 것인지.

새롭지 않다면 더 이상 무엇이든 쓰면 안 된다는 자각을 재촉한다.

 

원고마감은 다가오는데 ... 심란해서 쓰는 일은 안 돼도,  읽는 일에 빠질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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