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 30분 출발이던가, 느긋하게 랜트카를 기다리며
트라피니, 팔레르모, 체팔루 비치... 이런 지명을 찍으면서 다녔다.
시라쿠사 최선생과 함께 한 투어 첫 날. 마을 광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유니폼 입은 아이들을 보니 해외 국빈이 올때, 관에서 동원한 우리의 옛날 기억이 떠올랐다.
모나코 왕자가 방문한다고 한다. 바쁠일 없는 우리도 거리에 앉아서 왕자님을 기다렸다. ㅎㅎ
한동안 어정거리는데 드디어 왕자님이 도착했다. 의전은 요란스럽지 않았다.
대머리 왕자님이다. 그레이스 켈리의 아들?
왕자님 행렬을 뒤로하고 슬렁슬렁 내려오면서 만난 거리의 악사,
아, 여기서 어젯밤 최선생과 거리 악사 소녀이야기가 떠오른다. 소녀악사는 15,6살 정도 되어보이는 귀여운 얼굴이었다.
최샘이 멀리서 나타나면 어떤 연주하다가도 '대부' 주제곡으로 바꿔서 연주를 한단다.
미리 귀띰을 해줘서 귀를 기울이니 과연, 멀리서 그를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아코디언의 곡을 대부로 바꿨다.
그 연주를 들으면 외로운 이국생활에서 잠시 추억에 젖고 위로가 된다고 한다. 감성충만 로맨티스트다.
밤이라 소녀 사진을 못 찍었다. 아, 겔 7으로 찍으면 잘 나오더구만...
거리 쇼핑들도 하는데.. 나는 아무것도 동하지 않는다.
오늘의 목적지 '말짜매미', 시칠리아의 땅끝마을 한적한 어촌이다.
한가로움과 낡은 것이 편안하게 스며온다. 태고의 시간 속으로
방파제도 예술적이다.
우리 삼각봉이 어마무지 비싸다는 말이 생각난다.
카페 같지 않은 카페에서 한 가족이 식사를 하고 있다.
예전에 소금창고 였는데 지금은 개조해서 결혼식장으로 쓴다고 한다.
땅끝 바다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고.
길가에 올리브 수확을 하던 아자씨들이 톱으로 가지를 썰어서 주었다. 저 순박한 미소에 스르르 ~
생 올리브는 쓰거워서 삼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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