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네

나를 놀리다

칠부능선 2011. 8. 12. 14:50

 

  나를 놀리기로 했다.

  지지한 글에서 해방되기로 했다. 쓰고싶어 안달이 날 때까지 그냥 두기로 했다. 그렇게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으니 왜 이리 시간이 널널한가.

  어제는 하나뿐인 대녀와 지인의 축일이라서 함께 만나자고 문자를 넣으니... 모두 바쁘단다. 둘 다 착한 사람이라서 나를 피할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거절당한 것이 처음이 아니다. 잠깐, 내가 무얼 잘못했나, 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글하고 안 노는 친구들도 내가 늘 바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임도 내가 한가로운 시간에 주선을 해야한다. 돌아보니 억울하다.

 

  오늘은 맘 먹고 올케언니 한테 안부 전화를 했다. 언니는 한참 이야기 하다가 개를 바꿔준단다. 얘가 전화통화 하는 걸 좋아한다고... 내 참, 언니는 개하고 논단 말이네. 

  내가 딸네 집에 전화해서 아기들 바꾸라는 것 하고는 질이 다르다. 멍멍이나 아기들이나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같지만...

 

  놀자고 마음만 먹었지 제대로 놀 줄을 모르는 거 아닌가. 

  좀 한심하네.

 

 

 

며칠 전에 간 <지구상상전>에서는 사진을 못 찍게 해서 답답했다.

사진전에서 사진을 못 찍게 하는 건 좀.... 그랬다.

무의식적으로 두 컷 찍다가 걸려서 지웠다. 졸지에 몰상식한 넘이 되었다.

그런데 그 한을 풀었다. 찾으면 다 나오는 게 사진이고 자료인데......

두 번 건너 온 사진이라 신선도가 확실히 떨어지기는 해도 원본을 봤으니 그걸 상상해야지.

 

상상사진,

현실을 넘어선 사진이다. 상상력의 옷을 입은... 예술.

 

 

이 물을 먹고 있는 코끼리는 하늘나라에 가 있단다.

밀렵꾼들이 상아를 탐내서 친구들이 너무 많이 하늘나라로 온단다.

땅에서 사는 인간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멸종한다고. 제말 그냥 두어 달라고.

 

 

 

 

바람에 날리는 갈퀴가 멋진 사자의 프로필, 햇빛과 바람이 느껴진다.

 

 

 

 

 

 

 

 

 

 

 

어떻게 찍었을까, 몹시 궁금하게 하는 사진이다.

인간의 몸을 이용한, 작가 자신의 몸과 물을 이용한 작품이다.

 

 

 

 

 

 

 

 

가장 흥미롭던 생태학적 상상력이다.

<회오리급속발생기>, <오로라제조기> <미세선동유발자> ...

캬~

 

 

 

 

 

 

 

 

 

인간이 흡집 낸 자연,

로스엔젤레스에 물은 대고 있는 오언호수를 공중촬영 했다.

 

 

착용가능한 환경,  이동하면서 식수를 만들 수 있는 집, 30개의 큰 주머니가 있는 집, 입을 수 있는 집

기발한 상상력,

 

그림 같은 사진, 사진 같은 그림은 더 이상 예술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정신이 들어 있는 사진, 그림도 마찬가지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의 상상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진화와 퇴락, 어느 방향이라도.

.

.

그러니 내가 지지부진한 글쓰기에서 놓여난다고 무슨 큰 일이 생기겠는가.

 

 

'그림 동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JAIM 에너지를 그리다  (0) 2012.03.14
그림 구경  (0) 2011.09.22
임은자 전시  (0) 2010.06.01
황진현의 '긍휼 인간학'  (0) 2008.06.22
임은자 14회 개인전  (0) 2008.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