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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학교에서 '라스트 콘서트'

현대무용가 이정희 선생님이 분당수필에 나온지도 한참 되었다. 코트를 입던 때였다. 조용히 관조하는 모습만으로도 멋졌다. 무용으로 일가를 이룬 후 그림을 그리고, 이제 글도 도전했다. 두 번째 작품을 선보였다. 이전에 인터뷰 기사를 보면 이미 예술성이 빛났다. 정자동에 몸학교는 선생님 공연장이자 연습실이자 거처다. 선이 굵은 모던한 분위기로 곳곳이 멋지다. 맛있는 점심에 차에 간식, 영화까지 ...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 ​ ​ 입구에 조각 작품, 몸학교 답다. ​ ​ ​ ​ ​ 30대 시절 사진, 사진작자인 부군의 작품 ​ ​ ​ ​ ​ 이정희 선생님이 그린 그림도 예사롭지 않다. ​ ​ ​ ​ ​ ​ ​ ​ 엄마의 뒤를 이은 이루다, 이루마 멋진 두 딸 ​ ​ ​ 아래층 공연장이다. 에어콘 없어..

93세, 선생님 화이팅!

이영자 선생님의 초대로 예술의전당에 갔다. 5시 40분에 출발해서 넉넉히 도착했다. ​ 음악분수 앞에서 잠시 어정거리고~ ​ ​ ​ ​ 로비에서 모두 만났다. 서초 식구들이 많이 왔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반 갑 다. ​ ​ ​ ​ ​ 김남조 시 ‘목숨’, 작곡가 이영자 오선지에서 재탄생 … 이달 20일 세계 초연 < 문화·라이프 < 기사본문 - 최보식 의 언론 (bosik.kr) ​ 1931년생, 지금도 연필을 깎아서 오선지에 악보를 그리는 국내 최고령 현역 작곡가 이영자(예술원 회원). 김남조의 시에 곡을 붙인 그의 신작 ‘목숨’이 오는 6월 2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IBK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사단법인 프렌즈오브뮤직의 제27회 정기연주회 ‘DMZ, 평화를 기다리며’에서 세계 초연된다. 이화여..

서울둘레길 9 (6-2)

일욜 아침, 딸네 식구가 다 자고 있는 새벽에 일어나 먹을 것을 대충 챙기고 보낼 김치도 아이스박스에 넣어두었다. 태경이 시경이한테는 용돈 넣은 봉투도 써놓았다. 평소에는 아침을 안 먹지만, 딸이 끓여온 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고 8시 30분에 집을 나왔다. ​ 구일역에서 가양역까지 평지로만 10 km 정도를 걷는 날이다. ​ 내내 서울서 살았지만 못 가본 곳이 이렇게 많다. 지하철도 여러번 환승하고... 이런 기회가 아니면 평생 못 가볼 동네들을 걸어다닌다. ​ ​ ​ ​ ​ ​ 숲길 정자에서 세 번 쉬면서 과일과 감자떡, 와인, 육전, 커피... 포식을 하고. 먹기 바빠서 사진이 없다. ​ ​ ​ ​ ​ ​ ​ ​ ​ ​ ​ ​ ​ 땡볕도 걷고 ​ ​ ​ ​ 스템프도 두 번 찍고. ​ 가양역에서 냉면을..

낯선 길에서 2023.06.18

생일빵 2

토욜 저녁에 온 가족이 모였다. 아들네가 사진을 보내서 만들었다는 케익이다. 세상에나~~ 먹기 아까울 정도인데, 맛도 좋아서 한번에 다 먹었다. ​ ​ 갑오징어회가 지금 먹을 때라고 한다. 아들네가 미역냉국과 회를 사오고 딸은 아구찜과 미역국을 끓여왔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말라고 해서, 김농부가 가져다준 채소만 씻어두었다. 이걸 다 먹고 아구찜도 먹었다. 남편과 사위는 소주 4병, 며늘과 딸, 나는 화이트와인 1병과 맥주.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아들네는 늦게 가고, 딸네는 자고 갔다. ​ ​ ​ ​ 꼼꼼쟁이 태경이 선물이 감동이다. 저 꽃 두 송이를 만들어와서 하나는 할아버지를 드린다. 봉투까지 만든 정성스러운 편지도 ... 좋았다. 번개돌이 시경이, 집에서 오는 차 안에서 급조한 편지. 노트를..

미리 생일빵

문선배님과 최샘은 서로 생일을 챙긴다. 기흥 최 샘네서 합류 ~ 최샘이 이끄는대로 세 군데를 다녔다. ​ ​ 널찍한 이곳은 음식보다 풍경이다. ​ ​ 가서 주문하고 또 가져다 먹어야하는 시스템이 어르신들에게는 불편하다. 나두 어르신. ㅋㅋ 맛은 소소하다. 커피가 맛있다. ​ ​ 사방이 이쁘지만 이렇게 사진찍는 곳을 꾸며놓았다. 조화 안 좋아하는데... 둥둥 떠 있는 꽃들이 이쁘긴 하다. ㅋㅋ ​ ​ ​ 마당을 저리 잘 가꾸는데는 다 손길이 필요한 것, 두 분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 이 당단풍 나무는 예술이다. ​ ​ ​ 카페와 붙어 있는 이불, 옷, 소품 가게 물건이 고급진데... 값이 엄청나다. 눈 호사만. ​ ​ ​ ​ ​ 현대수필에 을 연재하고 있는 최샘의 작품 배경인 에 갔다. 나도 두 ..

우리 가곡과 함께

오랜만에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을 갔다. 분당에서 두 시간 걸려서... 수필반 정 선생님의 초대다. 그동안 연세대는 완전히 딴 세상이 되었다. 오래 전 토요일마다 시공부하러 다니던 때가 떠올랐다. 세상에나 이 거리를 매주 다녔다니... ​ 잘 짜여진 순서와 사회의 적당한 멘트로 두 시간 넘게 푹 빠졌다 나오니 10시가 다 되었다. 후배가 '카리스마 쩐다'는... 바리톤 양준모가 나는 좋았다. 돌아오니 11시 넘어, 동승한 4인은 24시간 하는 식당에서 냉면과 순대등을 먹고 헤어졌다. 집에 오니 12시가 넘었다. 12시 넘어 귀가한 게 얼마만인가. 내참... ​ ​

평화 안에 머물러라 / 자크 필립

신부님과 하는 독서모임 두 번째 책을 친구가 줬다. 앗, 맛보기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거부할 수 없어 받아서 읽었다. 얇은 책에 너무도 지당하고 거룩한 말씀들이다. 다 안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라 슬렁슬렁 넘겼다. 자꾸 반복되니 가슴이 울렁거린다. 한때 뜨겁던 마음을 떠올리기도 하며 순한 마음이 된다. 보시기 좋게 살지도 못하면서 왜 이리 마음이 든든해지는지... 나는 참으로 뻔뻔하다. ​ ​ * 내적 평화의 필요조건은 '선한 의지'다. ... 이러한 선의, 곧 큰일에나 작은 일에나 언제나 하느님께 '예'라고 말하려는 슴관적 결의는 내적 평화의 필수 조건이다. 이와 같은 결의를 굳게 지니지 못하는 한 우리는 불안하고 슬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35쪽) ​ * 십자가의 성 요한이 생에 말년에 죽..

놀자, 책이랑 2023.06.15

서행구간, 만남

한 달쯤 전에 서행구간에서 시 강의를 해달라고 했다. 기금을 받아서 진행하는 황대표는 참 대단하다. 책 구입까지. ​ 아침 8시 40분 출발했는데 널널하다. 15분 전에 도착해서 문앞에서 사진을 찍고 느긋하게 들어가니 거의 다 와서 자리를 잡고 있다. ​ ​ ​ ​ ​ ​ ​ 서행구간의 첫 특강은 비대면 줌강의였고, 두 번째도 마스크 시대였고, 이번에 비로소 얼굴을 마주했다. 어쩜 이리 이쁜가. 젊은 기운이 가득하다. 직장을 반차 내고 왔다는 사람도 있다. 젊은 사람들이 다루지 않는 시인을 소개했다. 박경리, 김구용, 최승자, 오봉옥 시인. 황 대표는 박노해 시집을 공부하고 토론했다고 한다. 내가 아는 박노해 이야기도 하고. 시간반 내가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이들이 내 책을 읽고 공감한 부분을 한 장씩을 ..

여주

올해 처음 농장에 갔다. 앉아서 얻어먹는게 미안하던 참이다. 그래봤자 농장에 와서도 가져올 것을 따는 게 고작이다. 복숭아 옷을 입고, 올해 배는 전멸이란다. 낙과는 거름이 되려나 . 매실이 조롱조록 열렸다. 크고 좋은 것만 따서 한 봉지 담았다. . 올해 새로 심은 바질과 비타민에 꽃이 피었다. 어린 호박은 아까워서 안 땄다. 잘 익은 보리수, 이름보다 맛은 별로 푸짐한 수확물에 감사, 감사~~ 급한 성질에 어젯밤 칼로 져며 매실장아찌를 만들었다. 애도 성질이 급한지 아침에 벌써 색도 변하고 부글거린다. 하루 정도 더 있다가 푸른기가 가시면 걸러서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신화백이 다듬어 준 대파로 김치를 담았다. 양념 범벅이다. 농장에서 가져온 건 하나도 버리지 않는다. 나는 허리 굽혀가며 거둔 수고 ..

낯선 길에서 2023.06.11

양양 1박

금욜 아침 6시 30분 남편의 절친, 김 샘 부부가 우리를 픽업했다. 내린천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한적한 물치해수욕장에 가서 맨발 걷기를 했다. 친구 부부는 요즘 동네 운동장 맨발걷기로 건강이 좋아진 걸 경험하고 우리에게 강추다. 코로나19를 극조심하고, 또 호되게 앓고 몇 년 만에 함께한다. ​ ​ ​ ​ ​ 오랜만에 간 속초해수욕장은 뭐가 많이 생겼다. 주변에 큰 건물들이 늘어섰다. 옛정취는 찾아볼 수 없다. ​ ​ ​ ​ ​ ​ ​ ​ ​ 바닷가 통나무집에서 1박 ​ ​ ​ ​ ​ 한쪽엔 어둠이 조신하게 내리고 ​ 한쪽 하늘에 대형 화폭이 펼쳐지고 ​ ​ ​ ​ 새벽에 친구 부부는 나란히 해변을 거닐고 우리도 따라서 좀 걷고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조촐하게 나왔는데도 식성이 좋은 건지 ..

낯선 길에서 2023.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