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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문학축전 제10회

10년이라니, 첫 해 생각이 난다. 겨울 한 복판에 어리버리한 내가 사회를 보면서 후다닥 지나갔다. 10년, 20년, 이런 큰 매듭 앞에서 자세를 가다듬어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이제 뒤에서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격려하고 칭찬하고 박수보내는 일만 하면 되니 얼마나 가벼운가. 축제니 열린 마음으로 즐기기만 하면 되니 고. 맙. 다. ​ ​ 11시경 도착해보니 벌써 준비를 하고 있다. 정전 70 주년을 기념하는 70자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 ​ 1시부터 식전행사. 관객이 집중하지 않는 곳에서 노래하는 게 미안스럽다. 확 당기는 노래가 나오니 더욱 ~ 미안하다. 이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 가능한 것이다. ​ ​ 풍경소리 통기타 연주와 노래 ​ 풍경소리 재생1 좋아요0 00:0000:19 풍경소리 ​ ​..

서울둘레길 10 (7-1)

비 예보가 있지만 8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판교역에서 신분당선 합류, 두 번 환승해서 가양역에 도착. 가양대교를 걸어서 건너는게 오늘의 하이라이트? 91세 김관두 선생님은 여기까지가 오늘의 목표다. ​ 다리 한 가운데서는 좀 흔들리는 느낌도 받았다. ​ ​ ​ 천천히 잘 걸으셨다. ​ ​ ​ ​ 가양대교를 건너고 단체사진 ​ ​ ​ 메타세콰이어길 ​ ​ ​ ​ ​ ​ ​ ​ ​ ​ ​ ​ ​ ​ ​ 오래전에 시반에서 소풍왔던 곳이다. 저 평상에 앉아 합평도 하고 밥 먹고... ​ ​ ​ ​ ​ 이 후에는 예보대로 비가 내렸다. 얌전하게 조금씩 와서 내 비옷은 잠시 입었다 벗었다. 오는길에 약수역에 내려 막국수와 만두, 막걸리를 마시고 헤어졌다. 서울둘레길 걸으며 지하철을 정말 많이 탄다. 온갖 노선을 ..

낯선 길에서 2023.07.04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 1,2 / 이민진

책을 읽다가 약속을 잊은 건 처음이다. 수욜, 수업 후 읽고 있던 책이 궁금해서 점심을 안 먹고 달려왔다. 푹 빠져서 읽다가 저녁 8시에 하는 성당 독서모임을 잊었다. 이민진의 두 번째 작품 에 큰 박수를 보냈다. 거꾸로 읽은 첫 작품에도 코를 박았다. 세 번째 작품을 기다린다. ​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그의 호칭에서 그가 쓴 소설의 방향이 보인다. '한국인 디아스포라 3부작' 첫 편이다. 미국 이민자로서 겪는 청춘의 열정과 방황, 치열한 삶을 그렸다. 2001년 9월 11일, 9.11 사건을 보면서 소설의 주인공을 그때 희생당한 한국계 미국인 '케이시'의 동생에게 "언니는 한 치의 후회도 없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여행과 쇼핑을 좋아하고 단편소설과 시를 썼다는 '케이시 한'에게 영감을 받았다...

놀자, 책이랑 2023.07.02

불금,

대녀 부부와 오래 전에 잡은 약속이다. 나도 한 잔하라고 우리집으로 픽업을 왔다. 정자동 고기집이다. 이곳이 대녀 남편의 '나와바리'란다. '신서방', 대녀 남편이 이렇게 불러달라고 한다. 그는 우리에게 형과 누나라고 부르겠다고... 단번에 벽을 허물겠다는 의지? 살갑게 다가온다. 신서방은 남편보다 10년 젊다. ​ 소맥 두 잔을 돌린 후 소주를 네 병 마셨다. 고기를 구워주는 젊은이가 아주 친절하다. 앳된 얼굴인데 44살에 아이가 둘인 사장이라고 한다. 등 두드려주고 싶은 청춘이다. 아이가 둘이니 애국자고, 열심히 일하니 장하다고 한참 칭찬을 해주었다. 남편이 말이 많은 걸 보니 좀 취했고, 난 여전히 비경제적이다. ​ 맛있는 거 한 가지만 먹자는 대녀와 골고루 다 먹어보자는 신서방. 신선방 승으로 생..

최소한의 선의 / 문유석

코로나19 시기에 새로 나온 문유석의 책이다. 그동안 23년 판사 생활을 그만두고 집에서 지내기로 했단다. 헌법을 주제로 해서 그런지 그동안 읽은 그의 책 중에서 제일 잘 안 읽힌다. 그럼에도 출간 한 달도 안 되어 2쇄를 찍었다. 인기는 여전한거다. 아니, 실은 믿고 사는 저자다. 크게 재미없어도 여전한 그의 솔직함에 끌려 끝까지 읽어나간다. ​ ​ * 『맹자』 「공손추편」에 이르기를 "불쌍해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불쌍해하는 마음은 어짊의 근본"이라고 했다. ... ' 삶은 모두 사람에게 차마 못하는 마음이 있다. 왕이 다른 사람에게 차마 못하는 마음이 있으며, 백성에게 차마 못하는 정치가 있다. 그 마음으로 정치를 행하면 손바닥 위에 놓고 움직이듯 천하를 다르릴 수 있다.' 사람에게 해를..

놀자, 책이랑 2023.06.30

순화동천... 외

비오는 목요일, 9시 40분에 백 샘이 픽업을 해주었다. 차가 많이 밀렸지만 11시 편집회의 맞춰 도착, 청색시대 출판기념 준비와... 많은 안건들.. 1시 30분까지 회의, 바로 옆 건물에서 돼지갈비로 점심. 2시 30분에 답십리역에 내려줘서 3인은 전철로 광화문 도착, 시네큐브에서 3시 30분 영화를 봤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 2인은 바로 춤을 배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하고, 나는 조금 해봤다고 ... 안 되는 몸을 아는 마음 ㅎ ㅎ. 오래전 조수희 샘의 '달밤에 춤'을 떠올렸다. ​ 1관에서 관람은 처음이다. 늘 보던 2관의 세 배 크기가 되는 듯. ​ 영화가 끝나고 카카오택시를 불러서 에 갔다. 5시경 도착해서 장소를 확인하고 근처 풀바셋에서 케잌과 차. 수다 수다~~ ​ ​ ​ ​ 김언..

만남, 성남여성회

김미희 전의원과 드디어 만났다. 왜 나를 그렇게 만나자고 했냐니까 오래 전 '책치' 라는 오봉옥 시인이 하는 인터뷰를 보고 내가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란다.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가. 그때 생각만 해도 또 눈물이 난다. 그동안 행사장에서 잠깐씩 봤지만 둘이 만나기는 처음이다. 단정한 모범생 이미지 그대로다. 선거에 떨어지고 간호 의학(?) 석사를 했고, 지금 박사과정 중이라고 한다. 원래 약사이니 100세 시대에 국민들한테 도움이 될 게 무엇인지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국민을 위해, 노동자를 위해 더 좋은 봉사를 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빌어본다. 70세까지는 일하고 싶다고 한다. 나랑 11년 차이다. 앞으로 창창이다. 멀리서 응원한다. ​ ​ 약속장소가 신흥역에 있는 행사장이다. 술, 담..

몸에게 충성

소심한 운동기구다. 딸이 사온 이 비스듬한 곳에 올라가면 종아리 근육이 쫙 당긴다. 지압슬리퍼는 지난번 선물 받은 건데, 강하지 않아서 자주 신는다. ​ ​ 집에서 하는 게 책읽는 놀이니... 이렇게 이중 효과를 ​ ​ 남편 친구가 새벽에 운동장에 가서 맨발걷기를 하고 몸이 좋아졌다며 강권. 새벽마다 전화해서 인증샷을 올리라고 한단다. 억지 걷기를 며칠 하더니 본인도 좋다며 열심히 걷는다. 내 말은 뒷등으로 듣더니... ​ ​ 일욜 아침 나도 나가봤다. 한 아자씨는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고, 운동장이 모두 잔모래와 굵은 모래로 되어있다. 어디를 걸어도 기분이 좋다. 바로 옆집이 초등학교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나도 맨발걷기를 자주 해야겠다. ​ ​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 파스칼 키냐르

오랜만에 확 끌린 책이다. 총알배송으로 받아서 바로 읽었는데...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해독 불가한 난해함에 부딪치는데 흥미로운 건 뭔지. 고급진 글쓰기 교본이다. 시작부터 어렵다는 옮긴이의 말을 건너뛰었는데 다시 읽으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2000년 콩쿠르 수상작 『떠도는 그림자들』로 선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 편의 소설이 아니라 천 편의 소설과 맞먹는 한 권의 책을 썼다. 단락 하나 하나가 한 편의 잠재적 소설이다." 숨겨진 책 몇 권을 찾는 건 읽은 이의 능력이다. 나는 숨겨진 책을 찾기는커녕 이 책도 다 들이질 못했다. 거듭 거듭 읽어야 할 듯. ​ 프론토 - 마르쿠스 아울렐리우스 황제의 스승인 코르넬리우스 프론토, 1~2세기 로마의 문법학자, 수학자인 그는 파격적인 생각으로 당대에 ..

놀자, 책이랑 2023.06.24

늦은 생일빵

시누이가 지난 주에 코로나에 걸렸다. 워낙 먹성이 없으니 아주 힘들었다. 왠만큼 회복되어서 오는 생일 점심을 사줬다. 뜰안채를 갔다. 음식은 조금씩 남기고, 청하 한 병을 남자 둘이서 다 못 마시고 남긴다. 에고~~ 완전 할아버지다. 남편은 어제 많이 마셔서 그렇다고 하지만, 고모부도 영 못 마신다. 백운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돌아왔다. 고맙다. ​ ​ ​ ​ ​ ​ ​ ​ ​ ​ ​ ​ ​ 집에 오니 망고가 와 있다. 카카오톡으로 최시인의 카드가 먼저 오긴 했다. 카톡으로 케익과 커피도 많이 받았는데... 과일을 받기는 처음이다. 나발을 부는 sns 탓이다. 모두 황송하다. ​ ​ ​ * 생일날 저녁은 만강홍에서 중딩 친구 부부와 먹었다. 일주일 전에 친구 생일이기도 해서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