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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오 더 마에스트로

친구 둘과 번개로 오리cgv에서 다큐 영화를 봤다. 일찍 만나 점심을 먹고 차도 얼른 마시고~~ 12시 15분 부터 3시까지 꼼짝없이 푹 빠졌다. 엔리오 모리꼬네(1928~2020)에게.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와 영화음악에 대한 열정, 천재의 일생을 그렸다. ​ 같은 서부영화의 음악이 어찌 만들어졌는지, 그의 실험정신을 보았다. , ,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 모리꼬네는 의사가 되고싶었지만, 트럼펫연주자인 아버지의 권유로 음악을 하게되었다. 어려서 한때, 아버지를 대신해 밥벌이의 수단이 되기도 했다. ​ 모리꼬네 음악은 늘 독창적이다. 클래식 작곡을 공부했고, 현대음악의 거장이라는 죤 케이지 연주를 본 이후 실험적인 현대음악을 시도했다. 파격적인 실험 음악이 영화와 잘 어우러졌다. 모리꼬네는 ..

잣향기푸른숲 / 생일모임

토요일 번개다. 가평의 잣향기푸른숲을 향해 수내에서 8시에 출발했다. 그야말로 번개에 사정들이 많아서 4명 출발. 많이 밀리지 않았는데도 2시간 걸려서 도착했다. 그 시간에 주차장이 가득찼다. 완만한 길을 걸었다. 데크길을 시작으로 흙을 밟고 싶다고 생각할 즈음 흙길로 접어든다. 땡볕에서만 잠깐 덥고 그늘에서는 바람이 살고 있어 기분 좋은 시간, 몸에게 충성하며 마음도 청신해진 시간이다. 운전하고 불러 준 김선생께 감사, 감사~ 좋은 곳을 가 보면 함께 가고 싶고, 맛있는 것을 먹으면 함께 먹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가. 나도~~ 새삼 배운다. ​ ​ ​ ​ ​ ​ ​ ​ ​ ​ ​ ​ ​ ​ ​ ​ 산 위에 사방댐이 있다. 사방댐을 찍고 내려오는 길은 올라간 길보다 훨씬 가까웠다. ​ ​ ​ ​ ​..

낯선 길에서 2023.07.23

고립주의자 / 이루마

수필반 이정희 선생님의 초대를 받았다. 엄마를 이어 두 딸이 현대무용가다. 작은 딸 이루마의 안무 데뷔 무대다. 아르코 대학로예술극장 8시 공연이다. 수욜, 수필강의를 마치고 롯데 지하에서 점심을 먹고 차 두 대로 창경궁을 찍고, 바탕골소극장에서 4시 40분 '연극라면'을 보고, 샤브샤브로 저녁을 먹고, 7시 40분 공연장에 갔다. 꽉찬 스케줄대로 하루 네 탕을 뛰고 11시 경 귀가. 13시간을 잘 놀았다. ​ ​ ​ 창경궁은 우리 역사의 파란을 다 품고 있다. ​ ​ ​ ​ ​ ​ ​ ​ ​ ​ ​ ​ ​ ​ ​ ​ ​ ​ ​ ​ ​ 창경원이던 시절에 있던 식물원만 그대로 있다. ​ ​ 막간에 카페에서 잠시 열기를 식히고~ 시간 맞춰 바탕골 소극장으로 ​ ​ ​ ​ ​ 이른 저녁 ​ ​ 경쾌한 음악소리..

놀기 좋은 날

윤희가 왔다. 생선과 참송이 굽고, 가지, 호박 나물 볶고, 갈치젓에 쌈채소, 거의 김농부산이다. 덩달아 나도 맛있게 먹고 탄천에 나갔다. 조금 걷다가 윤희가 네잎클로버를 세 개 찾았다. 나는 지금까지 네잎클로버를 한 개도 찾지 못했다. ​ "원장님이 제일 좋아요" "왜?" "이름에 원자가 들어가서요." ​ 윤희는 이런 애기들과 노니 참 좋겠다. 나보다 10년 어린데도 정서가 잘 통한다. 맏이라서인지 속이 깊다. 일상을 들으니 아기들은 너무 이쁜데 젊은 엄마와 어린 선생들이 무.섭.다. 할 일 다 밀어두고 6시간 잘 놀았다. ​ ​ ​ ​ ​ ​ 이번 비의 잔해들은 작년보다는 얌전하다. ​ ​ ​ ​ ​ ​ 앙증맞은 가방이 이쁘다고 하니... 놓고 갔다. 이그~~ 칭찬하는 말도 함부로 하면 안되겠다. ​..

제29회 청색시대 출판기념회

상반기 행사가 잘 지나갔다. ​ 이번에 부산, 대구, 경산, 포항, 울산 등지에서 많이 오셨다. 3년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고맙다. ​ ​ ​ ​ 순국선열과 작고문인들께 묵념 " 발에 차이는 게 글감이다. 사물과 사람에 대한 관심이 글쓰기다. 사람과 사물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글을 못 쓴다. ... 나가 죽으라. " 폭소 끝에 죽비가 있다. ​ ​ 행사가 끝나고 임헌영 선생님을 엘리베이터에서 배웅하고 돌아서는데 회장이 택시를 태워드리지 그랬냐고 한다. 에고~ 고맙다고 전화드리며, 회장 말을 전하니까 "내가 돈이 없어요, 차가 없어요. 좀 걷은 게 좋아서 지하철 타는 거에요." 역시 멋지시다. ​ ​ 임헌영 선생님과 임원진 멀리서 오신 서강홍, 정인호, 배소희, 우명식, 이장춘 선생님과 ​ ​ ​ ..

'오천원'의 주인공

비오는 날 내 글 '오천원과 오만원'에 오천원의 주인공인 조 선배님을 만났다. 11시 10분 전에 3인이 만나 출발, 11시 30분에 선배님 픽업해서 예약한 식당에 가는데 7분 거리를 30분 헤매고 찾아갔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빗발이 거세어 앞이 안 보이기도 했지만 네비조차 잘 못 인식했으니... 내 순발력, 판단력.. 이런 것들이 다 죽어버렸나보다. 이제 운전할 때 긴장이 필요한가. ​ ​ 84세 동갑인 두 선배님, 예전보다 기운이 나아지신 듯해서 반가웠다. '가오리와 방패연'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한식당이다. 조 선배님은 오늘도 변함없이 서빙하는 사람에게 신권 오천원을 건냈다. 우리를 위해 선물봉지 세 개를 준비하셨고. ​ ​ ​ ​ ​ 분당에 와 힐튼호텔에서 차를 마셨다. 새로 생긴 곳이라 한가로..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김영민

좀 매력없는 제목이다. 김영민이라는 이름을 보고 산 책인데 지난번 읽은 의 저자와 동명이인이다. 정치적 동물의 길과 인간의 길이 어떻게 나란히 가는지, 어떤 거리를 두고 서로 얽히는지에 대해 다소 시니컬한 어투다. 영화와 코미디는 좋은 자료다. 정치의 민얼굴을 들이밀어도 거북하지 않다. 적절한 명화와 사진이 이해를 돕는다. ​ ​ * 조용히 은거하면서 자기 삶을 안위와 쾌락만 도모하다가 일생을 마치는 일은 얼마나 유혹적인가. 그러나 폴리스 시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던 정치가 페리클레스는 다음과 같이 단호하게 말한다. "우리 아테네 사람들은 공적인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초탈한 사람이라고 존경하지 않고, 쓸모없는 인간으로 간주한다." (29쪽) ​ * 무릇 천하의 재앙 중에서 담백하게 욕심이 없..

놀자, 책이랑 2023.07.13

비오는 날

가을호에 원고 세 편을 써야한다. 한동안 청탁을 거절했는데... 미뤄둔 것들이 코 앞에 닥쳤다. 책을 읽다 뒤척거리다... 끙끙대다가 수수백년만에 낮잠을 잤다. 비오는 날 낮잠이 잘 오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했다. 기압이 낮고 어두운 탓이겠지. ​ 비몽사몽 비옷을 입고 탄천을 나왔다. 출입을 막고 있다. ​ 아쉬운대로 윗쪽 길을 걸었다. ​ 놀이터에 가서 맨발로 철벅거리니 기분이 좋다. ​ 빗속에서 재생0 좋아요0 빗속에서 ​ 김농부가 농사지은 호박, 깻잎, 풋고추로 부침개를 하고. 냉장고에 막걸리도 있는데 당기지 않는다. 감자도 찌고, 신맛이 상큼한 자두 - 오늘 이른 저녁. ​ ​

번개 / 월하오작

토욜 행사 후에 분당수필 팀은 야탑 '해올'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아주 맛났다는... 후문을 들었다. 월욜에 당장 번개를 쳤다. 월하오작, 이제 달빛 아래 술 마시는 건 연례행사가 되었고, 해 아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 ​ ​ 식당 입구에 그림들이 멋지다. 이 그림으로 명함을 만들었다. ​ ​ 11시 30분에 모두 모였다. 일찍 오니 한가롭다. 일찍 온 소현씨와 경화씨~ 또 반갑다. ​ ​ ​ ​ ​ 조촐한 밥상, 코다리찜은 사진에 없지만 부드러웠다. 가격도 착하다. ​ ​ ​ 점심을 먹고 율동공원 '페리89'로 이동, 이곳은 유일하게 널널하고 한가로운 카페다. 이래서 영업이 될까 했더니 주말에는 자리가 없다고 한다. 다행이다. ​ ​ ​ 재남씨에게 공주 양말 선물도 받고 ​ 살아낸 날보다 갈 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