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감자
배경희
감자는 죄가 있어 햇빛을 싫어하니
망치와 TV가
브로콜리 잘라내듯
칼날은 그 식물들을 쉽게 쳐 내려간다
의심과 거짓말을 일삼는 신문들은
흰색은 그냥 싫어
이유 없는 이유야
모든 귀 막아버리고 검은 죄를 생산하고
다 털고 털어봐 우리는 감자를 믿어
기억하니 때때로
칼날 꽉 문 단단한 무를
햇빛 든 녹색 감자의 혁명이 두려울 거야
『시조미학』(2021, 겨울호)
'시 -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근본 없다는 말 / 김명기 (0) | 2022.03.05 |
---|---|
시를 쓰려거든 여름바다처럼 / 이어령 (0) | 2022.03.05 |
말랑말랑한 그늘 / 박희정 (0) | 2022.02.14 |
저녁의 두부 / 서숙희 (0) | 2022.02.14 |
그 이불을 덮고 / 나희덕 (0) | 2022.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