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아름다운 사람

칠부능선 2021. 10. 28. 20:21

오랜만에 조용자 선배님이 분당으로 오셔서 4인이 점심을 먹었다. 

선배님은 저 무거운 선물을 3개씩 배낭에 지고 오셨다. 이제 운전도 안 하고 기사도 없다. 지하철을 타고 배낭을 매고 오신거다. 가슴이 찡하다. 부군의 병구완으로 체중도 많이 빠지셨다. 부군은 기적적으로 (이건 간증감) 좋아지셔서 '천사'가 되셨다고 한다. 모두 기도의 덕이라고 하신다. 참으로 다행이다. 

 

20분쯤 기다려 식사를 하는데 자꾸 두리번거리신다. 그러다 서빙하는 한 청년을 부른다. 다정한 말씨로 "내가 지금 이곳 사람들을 살펴보니 자네가 참 열심히 일을 하네. 자네는 앞으로 아주 훌륭한 사람이 될걸세" 대충 이런 말씀을 하시며 신권 5000원 짜리 한 장을 건네신다. 청년은 꾸벅 인사를 한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5000원짜리 신권을 얼마씩 준비해서 다니신단다.

 

참, 아름다운 분이시다. 

오래 전 문학행사 마다 그냥 오시는 때가 없다. 양말이나 장갑, 덧신, 향초, 비누... 이런 소소한 물건들을 준비해 오셔서 나눠준다. 그것도 유머퀴즈와 함께. 

작년 겨울에는 나도 내복 선물을 받았다. 내복 80개를 주문에서 주변에 모두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자신의 취미생활이라고 하신다. 나눔의 기쁨을 취미로 삼은 노년은 복되고 복되다. 

선배님의 건강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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