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꽃으로 기억하는 제라늄이 이쁘게 피었다. 아니 이쁘게 가꿔놓았다.
꽃답지 않은 얄궂은 향, 벌레를 쫒는다는 향도 그렇지만
한쪽에서 지고 한편에서는 피는, 지지부진한 꽃
활짝 피었다 이내 져야 귀하게 여길 텐데 ... 다시 피고, 또 피는 꽃
늙어가는 여자의 모습 같아 시큰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오우가 친구들과 점심을 먹고 수수백년만에 고기리에 있는 카페 멜린다에 갔다.
이곳에 꽃은 오로지 제라늄이다.
완전체 모임이 몇 달만인지 아득하다. 앞으로는 매달 첫 화요일을 모임날로 잡았다.
자임은 다음 달에 뉴욕 개인전에 다녀올 것이고,
부부샘 유투브를 하는 또 다른 친구, 법원의 조정위원 체험을 바탕으로 세상살이 조언을 한다.
기술적인 것은 남편이 배워서 하고, 일주일에 나흘 걸리는 과정이 재미있단다. 부부의 놀라운 열정이다.
제라늄처럼 졌다 또 피는, 피고 또 지는 깜빡 기억들이 사라져가고, 또 반짝 돌아오는 친구도 있다.
처음에 심각했는데, 이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걸릴 것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