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다시 일상으로

칠부능선 2016. 10. 7. 19:05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씩씩하게 떠났다.

  내 몸 추스리는 것도, 부모님 바라보는 것도 힘들었지만, 나의 장점은 집을 떠나면 집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애들 아기 때도 외출했을때 젖이 불으면 그제서야 부랴부랴 돌아오지않았는가.

 

  나 보다 한 술 더 떠서 남편은 내가 떠나기 전날 북해도를 떠났다. 4박 5일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보름 만에 돌아온 집은 그대로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다. 아버님은 이제 약을 안드셔도 된다고 하고...

  딸네가 와서 어머니한테도 다녀오고 대게 잔치를 벌이고, 냉장고를 한번 뒤집어 놓았다고 하고..

  아들네는 낙지볶음과 멸치조림, 물김치를 담아다 놓았다.

 

  일찌기 알았지만 내가 없어서 안 될 일은 하나도 없다.

  다만 컴에 공인인증서 갱신 날짜가 그때라서 남편이 은행 송금을 못해서 쩔쩔매고 있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이그... 딸이 대신 축의금, 요양비 등등 송금해주고.

  내가 와서 첫 번째 한 일이 남편의 은행 공인인증서 재발급 받아주는 일이었다. 한 가지라도 아쉬운 게 있어서 다행이다.

 

  다시 일상이다.

  일거리, 놀거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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