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간 큰 남자, 그 이상

칠부능선 2016. 10. 18. 22:59

  

   문창과 예술제다. 학예회라는 게 더 어울릴.

   처음 수필동아리를 일구었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문창과 선배로의 출연이다.

   내 근황과 아포리즘 수필을 소개하는 대담을 하고 내 수필을 후배가 낭독했다. 민망한 시간이 지나갔다.

 

   시, 소설, 시나리오, 동화 동아리 별로 무대를 준비하고 사회는 사또와 이방이 등장하며 익살스럽게 이어갔다.

 

   지인 몇과 아들,며느리, 며느리의 친구, 남편과 남편친구가 다녀갔다. 이들은 친구의 락페스티벌에 간다고 일찍 갔다.

   저녁에 남편이 와서 하는 말,

 

 

   당신 이제 무대에 그만 서야겠어,

   왜?

   늙어서.

 

    

   

 

 

 

 

 

    

 

 

 

후배가 카톡으로 보내 온 영상

 

 

 

 

 

 

 

 이심전심이라고 하기에는 기가 막힌다.

 그렇잖아도 열정없이 무대에 서는 건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의로 무대에 선 일은 없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시간을 잘 소화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자괴감을 느꼈다.

 두 탕을 뛴 남편은 친구가 하는 락페스티벌에서 12팀인가 출연했는데

 머리 허연 자기 친구가 젤 늙었더라며 그 녀석도 무대에 그만 서야 한다는 것이다.

 내참, 그런 취미를 가진 그가 얼마나 멋진가. 히끗한 머리의 무명 로 Rocker.

 내가 이런 멋대가리는 고사하고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남자와............. 산다.

.                      .

                  

                    "늙은이 눈에는 늙은이만 보이는 법".

                    반격이라고 하고보니 더 서글프네. 측은지심 없이 우찌 살아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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