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은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나흘 동안 치른 셈이다.
토욜에 작은집 조카 며느리된 처자가 인사하러 왔다. '큰어머니' 상냥하게 부르는 소리에 움찔, 했다.
28살 판사다. 170이 넘는 키에 웃는 얼굴에 순진모드다. 조카랑 6살 차이. 둘다 인물까지 출중하다.
구김없는 모습이 이쁘고 환하다.
일욜에는 숙부, 숙모님이 다녀가셨다. 땀 삘삘 흘리며 점심 차려드렸다.
아들, 며느리는 오후에 와서 아들은 저녁 약속 나가고 며느리와 송편과 전을 조금 만들고.
추석날, 모두 다녀갔다. 동서네, 큰댁, 딸네 식구, 조카들...
오늘 남편과 아들과 함께 친정에 다녀오는 것으로 추석이 끝났다.
올 추석엔 남편이 더 밉상이었다.
부엌에서 계속 불질을 하니 덥다며 혼자 방에서 에어컨 틀고 있다. 확실히 남의 편이다. 밖에서나 안에서나.
아예 포기하는 게 내 정신 건강에 좋을 듯,
부부가 늙어가면서 서로 측은지심으로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 남자는 내게 측은지심이 없다고 한다.
그냥 '고맙다' 정도란다.
내 '측은지심'까지 앗아가는 이 남자를 우짜나...
그래, 내 남편이 아닌, 늙어가는 한 인간으로 안쓰럽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러고 보니 내가 불짱하네.
아무래도 '너무 씩씩한' 내 잘뭇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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