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문학의오늘, 되돌아보는 시간

칠부능선 2014. 1. 21. 10:58

 

종합문학잡지 <문학의오늘> 10호까지를 되돌아보는 워크솝이 있었다.

일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서울대학교 신양 인문학술정보관을 찾는데 40분가량 서울대 안에서 맴돌았다. 마지막 차를 놓고 걸어서 찾았다.

차안에서 건물이 딱, 보이리라고 생각한 것이 실수였다. 그 헤메는 40분 동안 온갖 생각들로 어지러웠다.

아, 나도 늙었구나. 이렇게 길을 못찾을수가 있는가. 이제 밖에 나오지 말아야하는가. ㅠㅠ

거기까지 자책을 하다가 ...

 

겨우 찾아 들어가니 꼭 듣고 싶었던 방민호, 권성우 교수의 발표가 끝난 후다. 유인물이 있어 다행이지만.

토론자 중에 20여 년 전 소설반에서 만난 사람이 있다. 그때의 기억은 하늘하늘 이쁜 모습이었다.

오늘 보니 예전의 모습은 간데없다. 얼굴도 몸도 두배로 불었다. 여자는 왜 몸이 늘면 느낌도 달라지는지...

사회를 본 유성호 평론가는 몸이 불면서 부드러운 인상이 더 해지면서 보기 좋은데.

날 알아보고 인사까지 시켜서 감사했다. 아, 그리고 은행나무 주사장을 처음 인사했다. 배우같은 멋진 모습이다.  

최영미작가를 시인이라고 소개하니까 본인이 소설가라고.. ㅋ.

거의 젊은 소설가와 시인, 평론가들이다.

 

 '예술과 인격과 자유'를 추구하겠노라고 시작한 <문학의오늘>, 2년 6개월을 정리하는 모습이 장하다.

권성우 평론가의 애정어린 조언에 계속 고개를 끄덕인다. 언젠가 이 사람 평론이 실렸을때 환호했던게 떠오른다.

문학잡지로서 신선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에세이나 기행문, 일기, 편지, 단상, 아포리즘 등 다양한 형식의 도입이 없어서 아쉽다고 했다.

역시 넓은 시야다. 생김도 야무지다. 글은 곧 사람이라는 걸 본 듯하다.

자기 비판과 숙고를 거쳐, 선한 자본의 지속적인 혜택을 받으며 오래오래 20호, 30호... 100호로 이어지기를.

나를 초대한 강대리는 사진찍기에 바쁘고, 이진희 주간도 만나서 반갑고.

 

오늘 모임에서 내가 최고령이란 느낌이 들었다.

나이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많이 헤매고 나니 기가 완전, 죽었다.

태능갈비에서의 뒷풀이는 거르고 왔다.

 

 

 

 

'놀자, 사람이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전 상태  (0) 2014.02.05
걱정과 기대감  (0) 2014.02.01
영화 두 편  (0) 2014.01.16
[스크랩] ♣꿀과 계피 가루♣  (0) 2014.01.07
하루의 완성  (0) 201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