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두 탕을 뛰었다.
11시에 청담동에서 선배와 만났다. 어른들은 일찍 일어나니까 오전 시간이 길다. 나는 바쁘지만 아무말 않고 나갔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여전하시다. 역사의 증인으로 문단사의 뒷이야기를 들으며 공감도 하고 비공감도 했다. 그러나 그 느낌만은 모두 들어온다.
참으로 열정적인 삶으로 글을 대하는 선배님이다.
사랑이 많아 상처도 많다는 생각까지. '말없는 사람에게 속는다'는 말에 뜨끔 했다. 말 없는 사람이 강하다는 것을 뒤늦게 아셨나보다.
저도 속은 강해요... 멋쩍게 말하고 보니 웃겼다.
맛있는 점심 사주고 선물까지 안겨준다.
청담동 골목에 핑크 신발 하나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단편을 쓰나 장편을 쓰나. 뭔가 하나 나올 듯.
저 봄빛 신발 한 짝.
일찍 만나니 일찍 헤어져 집에 와서 잠깐 일하고.
cgv에서 5시 30분 번개모임으로 <어바웃 타임>을 봤다. 한 시간 전 번개라서 단 둘이. 나중에 셋이 저녁 먹고... 일찍 헤어졌다.
리와인드 할 수 있는 시간 여행에,
빨간색의 웨딩드레스, 폭풍우 속의 리셉션, 즐거운 설정이다.
오늘 두 탕은 모두 가벼워서 좋다.
가슴 따뜻해지는 영화를 보고... 편안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일상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