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수선할때 달달한 소설이 당긴다.
그런데 연애소설로 기억했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다'를 다시 펼쳐보니 참 애매한 연애소설이다.
내가 기대했던 관능적인 뜨거움이 한 개도 없다.
남자의 첫사랑에 대해서 생각했다. 신학교에 들어가서 신의 도구(?)가 된 후에도 끊임없이 생각하는 첫사랑,
손 한 번 잡아보지 않고 가슴 설레던 그 감정이 첫사랑인 게다. 감각적인 각인이 새겨져야 사랑이라고 믿는 것은
오히려 여자의 속성인지.
끝내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 위대한 결정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신앙과 사랑을 같은 저울에 올릴 수 있는가. 하물며 문학과 신앙도 같은 저울에 올려지기길 거부하는데.
달콤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은 건 내 욕심이었다.
어서 성당에 나가라고, 다시 무릎을 꿇으라고 채근하는 소리만 들었다.
*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다.
이 강물에 떨어진 것들, 나뭇잎이며 곤충, 새의 깃털들은 모두 돌로 변해서 강바닥에 가라앉는다는 전설이 있다.
* 나는 내가 늘 되고 싶었던 바로 그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 그 순간부터 신성한 힘이 기적을 행하기 시작했습니다.
* 그들은 이 입맞춤이 내 전 생애와 그의 전 생애를 말해주고 있음을,
희망하고 꿈꾸고 태양 아래 길을 찾는 사람들의 생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지 못했으리라.
그 입맞춤의 순간에는 내가 경함한 모든 기쁨의 순간이 담겨 있었다.
* 그는 내 옷을 벗기고 내 안에 들어왔다.
나는 그의 힘과 두려움, 그리고 열망을 느꼈다. - 그는 내 안에 있음에, 내가 마치 처음인 것처럼 느낄수 있음에, 신께 감사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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