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생각 / 냄비 받침 외

칠부능선 2012. 10. 28. 22:51

 

앞에 몇 작품씩만 읽으려고 잡았는데,

그 생각을 실행한 책은 단 한 권이다. 두 권은 슬렁슬렁 다 읽었고,

나머지 한 권은 되돌아 가면서 읽었다. 되돌려 가면서 읽은 것이 진짜배기다.

거듭 읽을만한 것에는 새로움이 있다. 우리말을 잘 버무려 쓰고, 생각이 열려있다.

마지막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지만, 어이 하랴. 입에 맞는 떡은 없다.

슬렁거리면서도 다 읽은 것도 성공이기는 하다. 정통 수필의 틀에 딱 맞춰 잘 썼다.

결국, 나는 수필집의 비애에 빠진다.

 

 

 

 

빌린 책, <생각> - 정정일의 단상을 읽었다.

별난 남자의 수다를 들은 느낌이다.

결국은 자신이 새로 쓴 <삼국지>를 선전(?)하는 것에 큰 비중을 두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신 시니컬한 독설에도 불구하고 구여운 구석이 있다. 혼자 키득키득 웃기도 했으니까.

 

' 편지 (1)

 

안녕하세요. 장정일 입니다.

귀사가 기획하신『꼭 읽어야 할 시 369』에

제 작품을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제 시는 '꼭 읽어야 할'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아, 수록을 절대 거절합니다.'

                                          

'편지 (2)

 

안녕하세요. 저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가 벌이는 순회작가단 사업에 선정된 소설가 장정일입니다.

저를 작가단에 선정해 주신 선정위원으 배려는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평소에 가지고 있는 저의 개인적 신념

('작가는 작가들끼리 떼지어 다녀서는 안 된다' 등등의 저 아닌 그 누구에게도 강요될 필요가 없는 오로지 개인적인 신념)에

의거하여, 작가단에 선정되는 것을 사양합니다. (하략) '

 

 

 

 

 

공짜로 포식했다. 맛없는 음식으로 금세 배가 불렀을때 느낌(?).

그가 살면서 깨달은 것을 나는 읽으면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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