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학잡지가 나왔다.
문학 잡지가 이렇게 화려하면 미용실이나 병원에 비치해도 먹히지 않을까.
문학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가볍고 쉽게 전달하는 무엇인가를 궁리한 티가 난다.
대중화에 성공하길 빈다.
창비나 문지, 문학동네를 아우르는 내용에 여성동아, 씨네21 같은 눈요기와 재미까지 더해준다면.
저 아래 획기적인 창간사를 실현한다면,
성공하지 않을까.
/창간사
방민호_ 읽는 기쁨이 있는 문학, 보는 기품이 남다른 문학의 잔치
/최초 공개
김수영 시인의 문제작 발견! -「그것을 위하여는」
유성호(해제)_'설움'을 어떻게 발산할 것인가
/현장에서 만난 작가
서울대에 간 시인 최영미
/포스트모던 문화 탐구-연재
운형_서교문화, 어디로 가고 있나
/너희가 이것을 아느냐
전우형_한국의 툴루즈 로트렉, 구본웅을 만나다
이경림_이수일과 심순애' 이야기, 어디에서 왔을까?
장문석_1930년대 유머에 담긴 결혼의 표정
/새로운 시
/창간사
방민호_ 읽는 기쁨이 있는 문학, 보는 기품이 남다른 문학의 잔치
/최초 공개
김수영 시인의 문제작 발견! -「그것을 위하여는」
유성호(해제)_'설움'을 어떻게 발산할 것인가
/현장에서 만난 작가
서울대에 간 시인 최영미
/포스트모던 문화 탐구-연재
운형_서교문화, 어디로 가고 있나
/너희가 이것을 아느냐
전우형_한국의 툴루즈 로트렉, 구본웅을 만나다
이경림_이수일과 심순애' 이야기, 어디에서 왔을까?
장문석_1930년대 유머에 담긴 결혼의 표정
/새로운 시
천양희_시라는 덫 / 아름다움에 인사하기
문태준_영원 / 정야
함민복_비정한 길 / 담배는 영혼의 뜸이다
황인숙_삶의 궤도1 / 삶의 궤도2
이재무_얼굴 / 유령들
최동호_남천의 혀가 목마른 초겨울 / 판전 글씨
이지엽_의자 / 내가 사랑하는 여자 8
박현수_ 수건의 혓바닥 / 명절날,형제를 잃다
김일연_ 신발 / 어둠에 잠기는 논을 보려고
강기원_ 로브그리예를 읽는 밤/ 흑점 폭발
이은규_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점등
이정원_ 필방에 들다 / 눈치를 키우다
유원희_ 올해의 레시피 / 땅의 귀
강정숙_ 문양의 길 / 꽃말 지우기
/누가 문학을 사랑하는가?
이경철_시의 혼과 정 불어넣어 활판시집 펴내는 박건한 시인
/오늘의 문단, 어디로 가고 있나?
이경철_ "그늘이 우주를 바꾼다"-오대산 월정사에서 한국현대시 후천개벽의 징후를 논하다
/문단 스토리
문흥술_그때,『문학정신』과 함께 행복했노라
/젊은 비평가에게 오늘의 젊은 문학을 묻다
박슬기_시/말하지 '않는' 말들의 공동체
이경재_소설/6.9선언 이후의 작가들
권경아_비평/야성과 감각의 사이
/이것이 문제작이다
방민호_검사와 변호사를 다루는 방법-신경숙『엄마를부탁해』· 공지영『도가니』
임지연_세계시민 탈북자 하종오 씨-『남북상징어사전』(하종오 시집)
이경재_현해탄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라-『일제말기 한국문학의 담론과 텍스트』(방민호 연구서)
전철희_사막에서 재구성-『사막에서 리얼리즘』(장성규 비평집)
서은혜_생산적 방향을 제시한 식민지 근대성의 논의-『한국 근대와 식민지 근대화 논쟁』(정연태 연구서)
/생생 인터뷰
'영적인 힘을 주고 싶다_배우 김지숙(운형)
언젠가 자서전을 쓰고 싶다_배우 정진영(운형)
소설에 빚진 삶을 살고 있다_드라마 작가 김은숙(인터뷰어/조헌용)
난 30년 글만 썼다_소설가 강준용(운형)
나는 문학에 대한 고정관념은 가져본 적이 없어요_추리소설가 김성종(인터뷰어/이상운)
/2011 노벨문학상 수상작가를 만나다
변광수_ 스웨덴 신문이 본 2011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편집부_ 트란스트뢰메르의 시 3편 감상
/새로운 소설
윤후명_ 꽃의 말을 듣다
이나미_ 섬, 섬옥수纖獄囚 6
이명랑_ 2011, 서울 뒤죽박죽전
권리_구멍
/나는 이렇게 썼다
김남일_현빈이 읽고 있던 그 소설, 『천재토끼, 차상문』 어떻게 썼나
/밖에서 본 한국문화
김순복_ 일본에서 한국문학을 출판한다는 것
박수영_ "한국인, 총알이 그들을 뚫어도 그 자리에서 항거했다"
/전시회 탐방
신범순_“한국 거석문명의 수수께끼”를 찾아서
/지금 논쟁 중
전소영_『무정』을 둘러산 한 대립각
정병설_ 노론 친일파가 된 국문학자
/독서 레시피
이행미_『루소의개』
이상준_ 『사요나라 갱들이여』
/이효석 문학의 재발견-연재
아름다운 이효석 산문 다시 읽기-「사랑의판도」/「낙엽을 태우며」
/새 자료, 새 발견
나카지마 켄지_임화의 일문 평론, 수필 대공개
/소설과 종교-연재
유요한_김훈 소설 속 인물들의 종교성에 대하여
/권말특집-고등학교 문학교육, 이렇게 바뀌고 있다
편집부_현행 검정교과서 체제, 국어 교과서를 어떻게 만드나?
방민호_고등 국어 교과서, 어떤 문학작품을 가르치고 배우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록 작품 및 작가
읽는 기쁨이 있는 문학, 보는 기품이 남다른 문학의 잔치
저 어려웠던 일제시대를 살다 간 이상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그의 유쾌한 웃음소리를 기억해 내곤 했다. 그는 유쾌하다 못해 기괴하게 웃는 사람이었다. 이 웃음소리는 세상의 모든 고뇌, 고통을 한달음에 깨뜨려버리는 소리였다.
우리나라에서 문학이 침중한 표정을 띤 것이 오래되었다. 깊이 있는 문학은 엄숙하고 진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한 지 오래 되었다. 소설은 인물, 사건, 배경이 33%씩 적당하게 배분되어 있어야 하고, 시는 모르는 표현이 꼭 들어가 있어야 한다거나 매너리즘에 빠진 줄글을 행갈이만 해놓으면 된다고 생각한 지 오래되었다.
『문학의 오늘』은 이 모든 생각의 인습을 벗어던지고, 침통해하지 않는 문학, 읽는 기쁨이 있는 문학, 아니 보는 기쁨이 있는 문학으로 나가야 하겠다. 『문학의오늘』은 지금까지 문학잡지가 존립해 온 방식과는 다른 방도를 취해 봐야겠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다짐해본다.
첫째, 우리 책은 뉴스와 정보를 창조하는 잡지가 돼야겠다. 남의 소식을 받아쓰는 잡지가 아니라 남에게 먼저 주는 잡지가 돼야겠다.
둘째, 우리 책은 보는 기쁨이 있는 잡지가 돼야겠다. 흰 종이 위에 검은 글씨만 내리 달리고
있는 잡지가 아니라 글도 보고 그림도 보고 사진도 보는 잡지가 돼야겠다.
셋째, 우리 책은 현대문화의 첨단 지대를 함께 살아가는 잡지가 돼야겠다. 철 지난 문화를 보수하는 사람들이 되지 말고 맨 앞에 가는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아는 잡지가 돼야겠다.
넷째, 우리 책은 우리 스스로를 가두지 않는 잡지가 돼야겠다. 원형 감옥 안에 갇혀 있는 줄도 모르는 죄수처럼 되지 말고, 문학의 안과 밖을 다 보는 잡지가 돼야겠다.
다섯째, 우리 책은 지금 삶에 더 밀착해 있는 잡지가 돼야겠다. 인생에 대한 추상적인 해석에 머무르지 말고 언어가 살아 있는 삶과 만나는 장이 돼야겠다.
여섯째, 그러고도 우리가 훌륭한 소설과 시를 이 책에서 볼 수 있고, 날카로운 비평적 시선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고, 살아 있는 사람들, 문학인들, 다른 예술인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면, 우리 책은 단 일 년을 살더라도 보람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도 이 책에서 누군가 웃음과 채색 속에 묻혀 있는 생각의 씨앗들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좋은 잔치를 벌였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생각을 간명하게 요약하면 무엇이 될까? 우리는 그것을 예술과 인격의 자유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날은 다시 예술의 자유, 인격의 자유가 심각한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때다. 문인들은 자본과 문단적 권력의 작용 때문에, 미디어적 관리와 통제 시스템 때문에 표현하고 싶은 생각,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참여 정신도, 문학적 유희의 정신도 퇴색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이 잡지가 무엇보다 더 넓고 깊은 자유의 공간이 되기를 원한다. 문학적 예술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인격의 진정한 고양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이 공간이 제공되고 허여될 것이다.
방민호, 이경철, 유성호, 이명랑 일동 - 알라딘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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