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에 물이 받히지않고 흘러내린다.
AS 전화를 하니 냉큼 달려왔다. 50원 짜리 하나, 1원 짜리 둘, 동전이 나왔다. 이 덜랭이의 소행이리라.
20년이 다 되어가는 세탁기가 기특도 하다. 딸은 독일제 지멘스세탁기를 써보니 너~ 무 좋다고 바꾸란다. 아니, 멀쩡한 걸 왜?
그러고 보니 디자인이 뒤쳐진다고 바꿔본 것이 없다. 내가 입는 옷들도 15년이 넘는 옷들이 많다. 오히려 최근에 산 옷들이 한해살이다.
딸네집에 가보면 산뜻한 살림살이가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도 알기는 하겠다. 살림하는 기분도 나고.
부엌을 돌아보니 모두 고물이다. 게스렌지도 밥통도, 믹서도... 모두 20년을 바라본다.
15년 넘게 쓴 정수기를 작년에 바꾸면서... 참 미련하긴. 스스로 이렇게 생각헀는데.
10년 넘게 쓴 청소기는 멀쩡한데 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작년에 딸이 바꿔놨다.
요즘 무릎이 비상이다. 깔끔 떠는 친구 둘이나 연골 수술을 했다. 너무 많이 써서 그렇게 되었단다. 난 깔끔 떨지도 않는데...
손목이 자주 쉬고 어깨가 무겁다.. 눈이 침침한 건 달고 산다.
조금 맛있게 먹었다 하면 금새 신호가 온다. 좋던 소화기관도 부실해졌나보다.
고물들 끼리 편하게 어울려 산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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