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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생에서 웃음만 골라 먹었다 / 김양미

칠부능선 2024. 8. 29. 15:27

페북에서 읽고 작가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그야말로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을 가장으로 둔 가정에서 일상을 꾸려나가는 아내의 분투기다. 우여곡절, 좌충우돌을 겪으면서도 밝다. 이는 천성적으로 우울이 없기때문이 아닐까. 부모에게 사랑받고, 시대상이 반영된 형제들의 쿨한 정이 힘이 되었다.

쓰는 일에 가치를 두고, 온갖 알바를 하며 일상을 밀고 나아간다.

*요즘 나는 일주일에 6일을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밤 11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8시간 일한다. 화요일은 12시간. 월요일은 쉰다. 주급으로 받는 돈은 대략 52만 원이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일은 나에게 밥을 먹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버렸다. ...

하지만 신이 나에게 준 무기가 하나 있었으니,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작가의 말> 중에서

* 예전에 곱창집에서 일할 때, 10분 지각한 적이 있었는데 곱창집 사장은 1시간의 시급을 제했다. 그 당시엔 야속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그게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일을 한다는 건 그 시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일이다 세상에는 10분이 아니라 1분만 지나도 떼를 써서 봐달라고 할 수 없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235쪽)

* 곱창집에서 일할 때도, 지금 이 일을 하면서도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시간이어서 의미가 있는 거였다.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 일을 하러 다녔을 때와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글을 쓰는 게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을 해서 부서진 중문을 고치고, 뜯긴 벽지를 새로 도배할 수 있는 일상의 기쁨 또한 나에게 소중하다. (236쪽)

오잉.... 제본 불량인가. 씨름도 안하고 후르륵 읽었는데 마지막 장이 떨어졌다.

아들과의 대화가 통통 튄다.

잘 커준 아들들, 내가 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