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에 새로 나온 문유석의 책이다.
그동안 23년 판사 생활을 그만두고 집에서 지내기로 했단다.
헌법을 주제로 해서 그런지 그동안 읽은 그의 책 중에서 제일 잘 안 읽힌다.
그럼에도 출간 한 달도 안 되어 2쇄를 찍었다. 인기는 여전한거다. 아니, 실은 믿고 사는 저자다.
크게 재미없어도 여전한 그의 솔직함에 끌려 끝까지 읽어나간다.
* 『맹자』 「공손추편」에 이르기를 "불쌍해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불쌍해하는 마음은 어짊의 근본"이라고 했다. ...
' 삶은 모두 사람에게 차마 못하는 마음이 있다. 왕이 다른 사람에게 차마 못하는 마음이 있으며, 백성에게 차마 못하는 정치가 있다. 그 마음으로 정치를 행하면 손바닥 위에 놓고 움직이듯 천하를 다르릴 수 있다.'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것은 차마 하지 못하고 사람의 불행을 앉아서 차마 보지 못하는 마음, 이 마음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69쪽)
* 인간에게 유별나고, 비루하고, 불온할 자유를 주지 않는 사회는 불행하고, 위험하다. 역사를 통해 그것을 깨달을 만큼 겪었으면서도 자꾸만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이유는 현실의 인간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신형철 평론가가 예리하게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들인 것이다. (108쪽)
* 인간은 태생적으로 '관종'이다. 관심받고 싶어하고, 남들에게 관심도 많다. 인간은 탄수화물 중독 이상으로 인간 중독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탄수화물보다도 인간이 더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124쪽)
*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실로 놀라운 속도여서 의사, 변호사는 물론 판사도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다고 본다. 인공지능이 어느 직업까지 대체할 수 있는지는 테크놀로지의 문제라기보다 가치관의 문제, 정치의 문제다. 인공지능 판사에게 사형까지 가능한 형별 권한을 줄 것인가? 자율주행 자동차가 긴급 상황에서 온전자를 희생시킬지 보행자를 희생시킬지 메뉴얼에 따라 결정할 수 있게 할 것인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나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237쪽)
* 인류의 일원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인간에게 인류 문명의 성과에 대해 최소한의 유류분을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 ... 인공지능 안드로이드보다 인간의 시민권을 우선적으로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래의 인권선언이자 헌법이 될 수도 있다. 과학기술의 위력이 압도적일수록 인문학적 상상력이 어쩌면 인류의 마지막 생명줄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인류 오랜 역사의 산물인 법에 대해 공부할 필요성도 더욱더 커질 수밖에 없다. (240쪽)
* 과잉금지의 원칙은 국가권력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 원칙으로 발전했지만,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공존을 위한 지혜로, 성숙한 사고방식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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