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시詩가 나에게 / 유안진

칠부능선 2021. 8. 17. 09:39

시詩가 나에게

유안진

 

 

 

아직도 모르겠어?

한번 발들이면 절대로 못 빠져나오는

사이비종교가 ‘나’라는 것을

<ㄴ>받침 하나가 모자라서

<말씀>이신 신이 못되는 어눌한 말인 걸

쓸수록 배고파지는 끝없는 허기

쓰고 보면 제정신 아닌 남루뿐인

일가를 이룰 수 있다는 소설가 화가 음악가… 와는 달라서

만 번을 고쳐죽어도 일가는 못되느니

시 쓰며 인간이나 되라고 <시인詩人> 아닌가

깨게, 문여기인文如其人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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