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가까운, 미더운. 고마운... 수식어를 많이 붙일 수 있는 후배의 두번째 책이 나왔다.
첫번 책이 <김소현의 회색탁자>였다. <초록여행>, 이제는 초록을 지향하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초록색 원피스를 입은 환한 모습도 참 이쁘고, 책도 작가 닮아 빈틈없이 어여쁘다.
챕터마다 사진이 적절히 들어가서 쉬이 읽혀진다.
혼자서도 문화예술을 흠뻑 즐기고, 외롭다고 하면서 정작 외로움을 즐기는 작가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까칠한 성격을 매력으로 무장하던 시간도 지나가고 이제, '마음을 내려놓'고 각을 깎아 둥글어졌다.
속정은 깊으나 쉽게 드러내지 않는 도도함이 살짝 남아있지만, 여전히 한 의리 한다.
출간 축하을 받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나도 덩달아 행복한 하루였다.
<현대수필> 여름호, 표지가 맘에 든다.
100여 권의 책을 보내놓고 바로 주문한 이성복의 아포리즘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제목이 절창 아닌가. 내 고통은 그리 큰 일이 아니란다. 그럼, 그럼. 그 고통이 내 거름이 되기를... 911편의 아포리즘, 야금야금 읽어야지.
<초록여행>은 가붓하니 손 안에 딱 들어온다.
녹록하지 않은 일상과 사유가 음악과 영화와 공연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밤 3시까지 후루룩 읽었다. 이미 읽은 작품도 많은데, 한번 잡으니 계속 끌어당긴다.
속 거북한 포만감 보다는 아련한 허기가 밀려온다. 그야말로 '함부로 애틋'해진다. 일단 성공인 거다.
같은 시간을 누렸던 여행 사진들이 정겹다. (표2)
언제 봐도 내 눈에는 이쁘기만 한 그녀는
정신적으로는 시니컬한, 조로早老의 경향이 있다, 답답한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 이것마저 사랑스럽다.
그러고 보면 시간이 쌓아주는 힘은 강하다.
이런 사진 공개 무진장 싫어하지만... 그래도 특별한 날이니 봐주겠지.ㅎㅎ
앞으로 20년은 너끈히, 멋진 여자사람, 아름다운 여인으로 살아내리라 확신한다.
여여쁜 그대여 오래오래 행복하시라.
뷔페로 점심을 먹고, 주점 두 군데, 커피까지 했는데도 밖이 환하다. 마지막까지 남은 7인은 헤어지기 아쉬워 탄천을 걷고 잠시 쉬다가
어둑살이 퍼지고 ... 눈꽃빙수를 먹고서야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