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가볍고 애틋하다

칠부능선 2016. 12. 18. 20:47

 

지금이 내 생의 황금기,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읽을거리가 넘치고, 써야할 것도 밀려있다. 이것을 숙제라고 여기면 괴롭지만 놀거리로 여기면 즐거운 거다.

남편이 출근을 할 때는 늦잠 자는 것이 소원이었다. 

지금은 맘껏 늦잠을 잘 수 있다.

밤새도록 책을 읽거나 해찰을 하고 새벽녘에 잠자리에 들어서 해가 중천에 뜰때까지 뭉기적거리는 것도 가능해졌다.

이것만으로도 널널 행복할 수 있다.

 

사는 만큼 쓰는 것이라며 힘을 빼고 편히 쓰라고 쉽게 조언(?)씩이나 하면서...실상 나는 글에 대한 욕심으로 가득하다.

살림은 어깨너머 30년, 본격 10년으로 선수가 다 되어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그럴듯하게 상을 차려낸다..

책읽기 50년, 글쓰기 20년, 이쯤이면 글도 선수가 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잠시 샘물이며 내내 갈증인,

잠시 희열이고 내내 절망인,

잠시 사랑이고 내내 갈망인 나의 글쓰기, 

그러나 언제든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볍고 애틋하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오래 전 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았다. 시 수업의 첫 시간에 소개 받은 영화였다.

     책을 읽으니 영화로 본 장면들이 따라붙는다. 잘 된 영화였지만 책이 더 관능적이다.

     영화에서 못 느낀 위트와 유머가 넘친다.

     네루다의 칩거지였던 칠레 바닷가 마을 이슬라 네그라. 나는 몇 달 전 다녀온 시라쿠라의 땅끝 마을 바닷가를 떠올렸다.

     '시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아름다운 교과서' 이 말에 동의한다. 문학과 삶의 위대한 만남이다.

      빌려서 읽었는데 사야겠다. 키득거리며 읽다가 숙연해진다.

 

     * 나는 이 세계에서 자기 자신만의 시적인 언어를 가진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어디선가 살해되고 박해당할지라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그 잔혹한 괴물과 맞서 싸우고 싶었다.

       -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7가지 행복 명상법> 로저월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도교 유교 에서 찾아낸 7가지 공통 수련법을 소개한다.

     이런 제목을 선호하지 않지만 노마드님 추천이라서 얼른 샀다.

     너무도 지당하신 말씀에 연신 끄덕거리며... 

     중간 넘으면 가속이 붙는다. 스며드는 비유에 술술 끌려간다. 뒤쪽에 있는 주석도, 아니 주석까지 읽을만하다. 

     그러나 아는 것 보다 실행이 문제다. 머리 보다 몸의 각성이 필요할 듯.

     가볍게, 대충, 막~ 살고 싶은 나를 방해하는 책이다.

    

      영원의 수련

      * 동기의 변화 - 갈망을 줄이고 영혼이 원하는 바를 발견하라.

      * 정서적 지혜의 계발 - 가슴을 치유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

      * 윤리적 삶 - 선을 행하고 좋은 기분을 느껴라.

      * 마음을 집중하고 편온하게 하라.

      * 영적 비전의 각성 - 며왁히 보고 모든 것 속에서 신성을 때달아라.

      * 영적 지능의 개발 - 지혜를 계발하고 삶을 이해하라.

 

     탐욕에 사로 잠히지 않은 자가 가장 부유한 자다. 구두쇠야말로 가장 가난한 자다.

     - 마호메트

 

      가장 위대한 승리자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

      그러나 적이 존재하는 한 그를 가치 있게 여기고, 그른 존경하고, 그와 겨루며, 그에게 겸손해져라.

      아무리 그가 강하더라도, 그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재산인 자비를 그가 빼앗아가지 않도록 하라.

      - 노자

 

     여정의 끝은 자유다. 그 전까지는 인내다.

     - 붓다

 

     자신을 아는 것은 신을 알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 이슬람 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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