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집 떠나기 전날

칠부능선 2016. 1. 12. 17:20

 

 

 

 집 떠나는 준비로 두 남자 어른의 닷새 동안 먹을 거리를 만들어 놓는다.

예전에는 대청소와 서랍정리까지 했지만, 이제 그런 것들은 놓아버렸다.

여행을 계획할 때 부터 마음은 두둥실~ 이지만, 실상 준비는 후다닥~~ .

 

 떠나기 전 준비에 이번에는 교정보기와 책 읽는 것도 있다.

요즘 지인들이 낸 책이 많다. 읽고 인사를 전하는 일, 이것도 나를 깨우는 일이다.

읽어야 할 책이 많은데 빌려온 책까지... 다음 시간을 동여맨다.

 

 

 

 

<빨간 사과를 베끼다> 김단혜

 

일년에 한 권씩 책을 묶는다니 얼마나 열심한가. 글에 대한 치열함이 있다.

내가 하지 못하는 일들을 하는 것에 부러운 마음과 박수를 보낸다.

확실히 젊은 감각이 있다.

 

 

 

 

<꽃, 글 그 안의 나> 이원화

 

꽃꽂이 전문가이며 문단에 입문한 지도 오래 되었다. 꽃과 함께 나이드는 게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느낀다.

글과 꽃 사진이 어우러져 즐겁게 읽힌다. 꽃꽂에 채색한 호미가 등장하는 게 특별했다.

잘은 모르지만 작품들이 스케일이 크고 자연으로 향해있다. 사회에 봉사하는 모습도 보기 좋다.

 

 

 

 

 

 

 

 

 

<읽기> 김영하

 

어떻게 작가가 되었는가? 라는 질문에 책 읽기를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단다.

실제 경험보다 책에서 얻은 경험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어 그것들을 '다시 쓰'게  만들었단다.

전작 <보다>, <말하다> 보다 건정건정 읽었다.

김영하 처럼 소설을 치밀하게 읽어야 '다시 쓸' 수 있는데, 난 무엇이건 슬렁슬렁 읽으니 이 모양인가.

 

 

 

<사람, 장소, 환대> 김현경

 

앞에 책처럼 후르르 읽혀지지 않는다. 학술 논문도 에세이도 아닌 새로운 형식의 실험이다.

젊은 인류학자의 가벼운 썰에 연신 끄덕었다. 아, 젊음은 내 기준이다.

새로운 형식에 도전하는 사람은 연식에 상관없이 젊다.

걸인과 눈을 맞추고 함께 밥을 먹은 이 사람은 더 이상 그에게 돈을 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걸인에게 돈을 줄 때는 눈을 맞추지 않는 것이 예의란다.

말미에 '감사의 말'이 정겹고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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