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밀린 일들

칠부능선 2015. 6. 16. 10:54

  높이 쌓인 우편물은 거의가 책이다.

  읽고싶은 책도 있지만, 의무로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책도 많다. 되나 안 되나 그 노역을 알기에 내칠 수는 없다.

 

  <붉은 투구를 쓰고> 채정순

 

 흙냄새 물씬나는데 글이 쫀득쫃득하다. 농사일을 하면서 날벌레를 쫒으려고 쓴 양파자루를 붉은투구라니...

 땀에서 나온 글이 눈물기보다 웃음기가 있다. 깊은 산속 청량한 샘물같다. 짱짱한 신인 앞에 내가 부끄럽다.

 밉쌀, 이란 말이 아이들이 서리를 했을때 부모가 물어주는 쌀이라는 것도 새로 알았다.  

 

 

  <내 머리 사용법>  정철 (카피라이터) 

    

      *타이레놀 -

 머리가 아픈 이유는 입 때문이다. 입의 잘못 때문에 입의 실수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통약 타이레놀을 머리에 넣지 않고 입에 털어 넣는다.

 

*썩지않기-

땀에는 소금기가 있다. 그래서 땀은 썩지 않는다.

그러나 남이 흘린 땀을 가로채려고 침만 흘리는 사람은 결국 썩고 만다. 침에는 소금기가 없다.

 

*여행 -

빈틈없이 계획이 섰니?

그럼 가지 마.

여행은 틈을 만나러 가는 거야.

 

*진짜 불쌍한 사람

못 먹는 사람, 못 입는 사람, 못 자는 사람, 못 보는 사람 그리고 못 잊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그렇게 불쌍한 사람이 아닙니다.

진짜 불쌍한 사람은 이런 사람들입니다.

더 먹으려는 사람, 더 입으려는 사람, 더 자려는 사람, 더 보려는 사람

그리고 잊을 추억도 없는 사람.

 

 

 

 

 

대충 작업을 끝내고 책상위에 쌓인 책들을 모두 몰아냈다. 또 다시 쌓이겠지만..

 

연일 나갈 일은 잡혀있고, 바람이 단단히 들어 속까지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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