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이런 저런 일들... 없애기

칠부능선 2015. 9. 14. 20:00

 

금요일,

학교 문창과 교재 녹화실에 갔다.

임헌영 교수님의 새 교재에 내 <아포리즘 수필>을 소개했다. 새로운 수필쓰기의 한 장이 될 것 같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읽히는 수필로. 면구스럽기도 했지만, 잠깐 보람.

성에세이를 소개한 오선배와 셋이 점심 먹으며 많은 이야기.

'자살 예찬, 스위스의 안락사'에 대해. 왜 이런 이야기만 남는지.

    

      오후부터 밤까지 책을 세 박스 걸러냈다.

다시 읽지 않을 것 같은 책이다. 그래도 책꽂이가 헐렁하지는 않다. 책 좋아하는 선배님 댁에 보낼 예정.

옷도 큰 박스로 하나 골라냈다. 수원에 있는 수녀님이 운영하는 바자회에 보낼 예정이다.

 

토요일,

오전에 사위가 출근하느라 딸과 아이들을 내려놓고 갔다.

오후에 어머니 좋아하는 잡채를 해가지고 출동,

아기들 데려오지 말라고 누차 당부하셨지만... 처음으로 데려갔다.

아기들이 양쪽 손을 잡아드리니 어머니 파안대소... 허허허 하하하 계속 웃으신다.

알아듣기 힘든 어머니의 어법이다.

 

일요일,

인터넷으로 우체국 방문 택배를 부르니 10월이 되어야 한단다. 택배회사에 전화하니 녹음된 목소리만 나오고 연결이 안 된다.

아차, 추석 택배 때문에 일반 방문이 끊어진 것이다.

사위가 얼른 나서더니 선배님 댁에 가져다 주겠다고 한다.

무거운 책 3박스를 수지에 있는 선배님 댁에 부리고 왔다. 미안했지만......속이 시원하다.

 

월요일,

9시 40분에 약속이 있어서...

9시 5분 전에 우체국에 갔다. 옷박스는 커도 20kg이다. 남편과 끙끙거리며 겨우 보냈다. 이것도 미안하지만... 속이 시원하다.

 

실은 요즘 글이 안 써지니 주변 정리라도 해 보는 것이다.

어제 밤에 연재를 겨우 뭉뚱겨려서 보내고... 18일, 30일, 12일. 불량품을 납품하든지 아니면 평크를 내든지.

올해는 펑크를 내기로 마음 먹었는데, 두어 번 지나치고 나니 뒷통수가 당긴다. (내가 뭐라고... 청탁의 어려움을 아는 처지에서)

 

최대 노력을 들이고 최소의 효과를 거두는 게 글쓰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쓰지않고 못 배길 순간을 기다리며, 눈먼 영감님이 행차하시길 기다리며.

 

그래서 또... 그냥 읽는 즐거움 속으로  빠진다.

이 중에서 당기는 것을 골라서 원문으로 다시 읽을 참이다.

책은 쌓일 것이고...  또 버려야 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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