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 가오슝 - 타이페이

칠부능선 2015. 3. 8. 20:50

 

타이난에서 하루 자고 서쪽 아래인 가오슝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 서선생은 51세로 서울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대만 사람이다.

대만 분의 짧은 한국어와 본부장의 짧은 대만말 소통으로 ...

나는 거의 내 맘대로 해석하며 다녔다.

그저 사람 좋은 웃음과 성심을 다하는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이곳이 예전에 부두였다는

 

 

 

 

 

 

 

 

 

 

 

정월 축제 중이었다.

 

 

 

 

 

 

 

 

 

 

 

 

 

 

타이페이 근교, 음악분수와 불꽃놀이를 보러 많은사람들이 모여있다. 참으로 소박한데... ㅋㅋ

저녁에 새로운 두 분이 부인과 나왔다. 장성 출신이라는데..

100년된 53도 금문 고량주로 원샷을 해 댄다. 음식은 너무 많이 남아서 동행한 부인이 포장을 했다. 부인도 공무원이라고 한다.

어느 순간 남편이 필름이 끊겼다. 원샷 해대던 넘들은 모두 멀쩡한데... 이 난감함.

내가 먼저 취해버릴 걸 그랬나.

 

그 분들과 헤어져서 마지막 밤이라고 호텔 아래 카페에서 또 타이완 맥주를 마시고...

나머지 사람들을 고문했다.

 

 

 

 

 

 

 

 

 

 

 

 

 

떠나는 날 아침 10시에 타이페이 시내 백화점 식당에 한 가족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먹은 음식 중에 가장 담백하고 맛있는 식사였다. 술이 없는...

이 식당때문에 대만을 오는 미식가들도 있단다.

함께 나온 딸이 완전 재원이다. 짧은 시간에 한국과 대만의 문화, 사회 문제 차이를 쉽게 설명한다.

대만 부자는 헛돈을 조금도 쓰지 않고, 겉치레가 없단다.

밤에 역사 공부를 따로 하러 다니는데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이 거의 할머니란다.

건물 하나가 아니라 거리 전부를 가진 할머니에게서 검소함을 배운다고...

미국에서도 공부를 마쳤고, 일본이나 상하이로 또 공부하러 갈 계획이란다.

이 가족은 한국 생활을 많이 해서 한국말이 유창하다.

아쉽다. 들을 이야기가 많은데...

 

 

 

 

 

 

 

 

이 건물 외장이 페트병이라고 한다

 

 

 

 

 

 

닷새 동안 우리를 대접해 준 서춘덕 선생, 그의 세 자녀와 부인이 공항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갚으려는 이들의 마음에 감동 받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 안 그런 사람이 많으니 ...... 감동이다.

제주의 이 분들의 성정은 사람에게 넘치게 잘 해준다. 물론, 우리에게도.. 

 

'넘치는 건 모자람만 못하다'고 핑계대면서 적당히, 적당히 사는 내 모습을 확인했다.

남편은 최고의 여행이었단다.

난 아니다. 너무 황송하고 미안한 시간들이었다.

착하게 살자, 베풀며 살자. 다시 이런 구호를 가슴에 새겨야 할지.

 

 

차와 과자, 귀한 술을 두 병 선물 받았다. 감사하며..

언제 제대로 취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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