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조용필을 물리친 잠

칠부능선 2011. 10. 1. 23:58

 

카나다에서 시누이가 왔다. 2,3년에 한번씩 와서 2달 가까이 놀다 간다.

시누이는 내 고1 때 짝꿍이다. 뜸했던 친구들을 함께 만나고 같이 놀 것이다.

 

 오늘은 조용필 콘서트를 갔다. 아들이 좋은 자리로 3장 예매해주었다.

걸어가는 거리인 탄천종합운동장이다. 오랜만에 사람의 물결에 휩싸였다.

어제 야외공연장에서 하도 떨었기에 오늘은 단단히 입고 나왔다.

공연이 시작하자 시누이가 끄덕끄덕 인사를 해댄다.  기어이 모자를 뒤집어 쓰더니 잠이 들었다.

카나다에서 와서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된 상태다. 어제도 용산에 데불고 가서 추위에 떨게 헀다.

낮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사흘째 되는 오는 저녁이 완전 쥐약이다.

남편은 팔짱 끼고 있고... 영 분위기 꽝이다.

앞 줄은 형광봉을 휘두르며 난리가 났는데,  옆자리 남자도 팔짱을 끼고 있다. 

빙긋 웃고만 있는 것이 똑같다.

무대가 철로를 타고 다가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환호를 자아내게 하고,

강한 비트의 위대한탄생의 연주도 아랑곳 않고,

연신 폭죽이 터지는데도 끄떡없이 졸고 있는 시누이.

잠시 눈을 뜨더니 "언제 옷 갈아 입었네" 그러더니 또 끄덕끄덕이다.

조용필이야 가왕 답게 열창을 하고 진행도 훌륭했지만, 어제와 마찬가지로 야외무대의 한계는 집중력 분산이다. 푹 빠질 수 없는 조건, ㅠㅠ 옆지기들 땜시 더욱.

 공연이 끝나고 앵콜이 시작되자 눈을 뜬 시누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 앵콜 곡만 듣고 일어났다.

 오늘의 압권은 잠이다.

 에고~ 아들의 귀한 돈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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