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잎클로버 초토화 다음씨에게 선물받은 네잎클로버가 무성해서 두 친구에게 분양을 했었다. 그리고 내 화분이 비실비실해져서 친구가 잘 키워서 무성한 모습으로 또 내게 왔다. 베란다에 밖으로 내 놓은 네잎클로버 잎을 새가 와서 몽땅 먹어치웠다. 남편이 새가 어찌나 잘 먹는지 좋은 구경을 했다고 한다. 땅콩새라나 ~~ 그가 붙여준 이름이다. 이런~~~ 찬바람 나고 먹이가 없어서 그랬나. 연한 잎이 맛나서 그랬나... 내참 놀자, 사람이랑 2022.12.12
양평 1박 - 시인회의 시인회의 10인이 뭉쳤다. 완전 겨울 날씨에 몇 만 산책을 하고, 뜨듯한 객실에서 딩굴딩굴~ 시인들이 하는 말, 시시한 시보다 신나게 노는 게 시답다고. ㅋ 4층 객실에서 내려다 본 풍경 문어 숙회. 대방어회, 도토리묵, 호박죽, 세 집의 김장 김치... 와인, 치즈, 강냉이, 곶감, 알배추... 과일... 내내 먹고, 먹고~~. 또 먹고~~ 모두 살림 고수다. 12시경 잠깐 자다가 2시경 깨어서 축구를 봤다. 6시까지. 브라질과 4:1. 한 골 넣은 것을 봐서~ 그나마 위로. 대한민국 애썼다. 월드컵때마다 현장에 가는 친구 가족이 혹시 화면에 보일까해서 열심히 봤다. 두 딸이 열혈 축구팬이다. 난 스포츠에 빠져지지가 않는다. 마음 졸이는 게 싫다. 다치는 것도 맘 아프고. 다친 몸으로 뛰는 .. 낯선 길에서 2022.12.06
군산 - 고창 / 미당시문학관 수욜, 수필반 식구들과 하루 나들이를 꽉차게 했다. 15명이 버스 대절을 했다. 8시 출발 ~ 12시간 동안 멀리 달려갔다 왔다. 10시 반 정도에 군산 도착해서 일제강점기때 곡식을 나르던 경암동 철길을 걸었다. 쌀쌀해진 날씨에 손이 곱았다. 올해 첫 겨울 느낌이다. 군산은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도시라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넘치는 법이 없다고 한다. 그때 계획도시였다는 거다. 영화 한 편이 이렇게 사람을 불러모은다. 한석규, 심은하의 풋풋하고 애틋한 모습이 떠오른다. 근사한 점심으로 군산 온 값을 다 했다고도 했다. 회와 홍어, 생선구이, 매운탕까지.. 끝없이 나와서 다 못먹었다. 소독이라며 소주도 한잔하고~ 무거워진 몸으로 선유도~~ 이제 .. 낯선 길에서 2022.12.04
불경스러운 언어 / 이은희 반가운 이름들을 만났다. 이덕무, 유득공, 이태준, 정민, 이옥, 김려, 심노승... 불경스러운 문장을 남긴 어른들이다. 우리는 그 불경스러운 문장을 기꺼이 품고 뜨거워진다. 목차만 봐도 반갑다. '기갈이 들린 사람처럼' 고전을 찾아 읽었다니 기대된다. 목차를 앞에 두고 따악, 87세 고모부님의 필사본이라니, 어찌 감동하지 않겠는가. 감동을 넘어 눈물이 날 것 같다. 이은희 작가의 남다른 자부심과 긍지의 연원을 엿본다. * 차를 매개로 선인의 견고한 인연이 아름답다. 추사와 초의는 경전의 말씀대로 '땅과 같은 벗'이다. 참으로 '곡식과 재물을 나누어주고 보호하여 은혜가 두터워지고 박함이 없는 벗'이다. 인공지능이 휘젓는 세상이 도래해도 인간의 순수한 마음을 따라가진 못한다. 차는 소통과 공.. 놀자, 책이랑 2022.12.02
인생의 역사 / 신형철 신형철 신간 알림을 보고 바로 주문했는데... 오래 읽었다. 이십수 년 동안 문학을 공부하면서도 자신감을 잃고 주눅이 들 때마다 '시는 나를 사랑한다. 시가 나를 사랑한다' 고 최면을 걸듯이 속으로 말했다고 한다. 지금 내게도 이런 세뇌가 필요하다. 그럼, 그럼 ~ '시를 겪는다' 그래서 시인인 거다. "내가 조금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넓이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떤 일을 겪으면서, 알던 시도 다시 겪는다. 그랬던 시들 중 일부를 여기 모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 책의 가장 심오한 페이지들에는 내 문장이 아니라 시만 적혀 있을 것이다. 동서고금에서 산발적으로 쓰인, 인생 그 자체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 - 책머리글 중에서 .. 놀자, 책이랑 2022.11.28
빛나는 말들 / 김미원 김미원 선생이 그동안 한 인터뷰 글을 모아 를 묶었다. 후에 이 된 월간지- 창간호부터 정기구독을 했으니, 다 만났던 글인데도 새롭고 반갑다. 김미원 선생은 오래 전, 인도기행을 함께 갔었다. 다감하면서도 조용한 카리스마로 전체를 편안하게 이끌었다. 그때 호감이 시작되었다. 나는 읽던 책을 미루고 푹 빠져서 읽었다. 첫 인터뷰가 나온 잡지 2006년 7월호, 기억이 선명하다. 장사익 인터뷰가 특히 좋았다. 그 후 연말모임에서 장사익과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바로 곁에서 노래도 두세 곡 감탄하면서 들었다. 마지막이 2022년 9월호 김사인 시인이다. 한참 전, 세 번째 시집 QR로 어눌한 시인의 육성을 들었다. 과작에 수줍은 인상의 김사인 시인, 그냥 수줍은 게 아니다. 곧은 정신의 뼈가 하얗게.. 놀자, 책이랑 2022.11.27
둔내, 동해~ 아침 9시 30분에 우리집에서 4인 출발, 가장 젊은 애영씨가 운전, 둔내에서 혜민씨와 합류~ , 둔내 대성식당에서 거한 점심을 먹고~ 이후 혜민씨가 운전해서 동해로 달렸다. 해파랑길 33.34 따스한 11월, 철없는 개나리가 피고 지고 ~ 낯선 길에서 2022.11.25
수능 날 / 번개 매일 놀기만 하는 아저씨, 임택 대장이 페북에 올린 글이다. 어느 수능 학부모가 부탁해서 쓴 글이란다. '하는 일이 즐거우면 놀이고, 하는 일이 힘들면 노동이다.' 빡세게 읽고, 힘들게 쓰면서 놀이라고 우기는 게 나다. 이런 통하는 맥락때문에 마을버스 여행이 즐거운가보다. 아들, 딸 수능 날에도 나는 고3 엄마 아닌 척 내 할일을 그대로 했다. 학교 앞에 부모들이 서 있다. 그때 난 내가 저렇게 학교 앞에 서 있으면 아이들이 맘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런~~ . 수필반 번개모임으로 6인이 수레실가든에 갔다. 김 샘의 초대다. 그 근처에 작업실에서 놀던 때가 울컥 그립다. 신나게 읽으며 놀던 그 때가. 15년 전에도 있었다는 이곳을 나는 처음 온다. 돌판에 오.. 놀자, 사람이랑 2022.11.17
메타에세이 / 박양근 문학 오디세이를 위한 는 박양근 선생님 최근작이다. 오래 탐구하고 연마한 내용을 앉아서 편하게 받아 모신다. 변함없는 수필 사랑 충만하신 모습에 경의를 보낸다. 자주 끄덕거리며, 반가운 이름들을 만난다. 일면식 없이 나 홀로 좋아하던 작가와 철학자들을 만나 또 혼자 들뜨기도 한다. 오랜만에 푹 빠져 읽으며 자세를 바로 잡는다. *프롤로그 나, 그대, 우리는 글을 쓴다. 작가로서 살기 위하여 사람은 태어나면서 작가다. 그는 세상이 들어온 느낌을 울음으로 표현하다. 내가 누구인가를 알리는 방법과 공간을 지니기 시작한다. 한해 한해가 지나면서 표정과 손짓과 발짓으로 기쁨과 슬픔을 말한다. 더욱 성숙하면 말을 배우고 글이 자신의 표현방식임을 알아차린다. 청춘의 아픔과 어른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련을 치유하는 방법.. 놀자, 책이랑 2022.11.17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4인 4색 포토에세이 사진전이다. 지하철을 타고 보니 휴대폰을 놓고 왔다. 충무로역에서 내려 사진찍으며 봐둔 기억을 떠올려 찾아갔다. 필동 골목길은 단정했다. 묻지도 않고 걸어서 걸어서 '겔러리 꽃피다'에 도착. 들어서자마자 묻지도 않은 휴대폰 없이 잘 찾아온 나를 셀프 칭찬한다. 데이지님이 운 좋게 숟가락만 얹은 전시라고 했다. 숟가락이 있으니 얹을 수 있는 거라고 누군가 덕담을 한다. 맞는 말이다. 무릎 아프다고 하면서도 동 번쩍 서 번쩍 홍길동형 데이지다. 미루님도 반갑게 만나 저녁을 먹고 ... 데이지님, 미루님 얼굴이 좋아보여서 다행이다. 갈 길이 멀어 따로 카페는 못 가고 아쉽게 헤어졌다. 이매역에 내리니 우르릉 쾅쾅 비가 내린다. 가방에 양산을 꺼내 느긋하게 걷는데.. 그 밤에 다리 아래.. 놀자, 사람이랑 2022.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