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904

만남, 성남여성회

김미희 전의원과 드디어 만났다. 왜 나를 그렇게 만나자고 했냐니까 오래 전 '책치' 라는 오봉옥 시인이 하는 인터뷰를 보고 내가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란다. 그게 언제적 이야기인가. 그때 생각만 해도 또 눈물이 난다. 그동안 행사장에서 잠깐씩 봤지만 둘이 만나기는 처음이다. 단정한 모범생 이미지 그대로다. 선거에 떨어지고 간호 의학(?) 석사를 했고, 지금 박사과정 중이라고 한다. 원래 약사이니 100세 시대에 국민들한테 도움이 될 게 무엇인지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국민을 위해, 노동자를 위해 더 좋은 봉사를 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길 빌어본다. 70세까지는 일하고 싶다고 한다. 나랑 11년 차이다. 앞으로 창창이다. 멀리서 응원한다. ​ ​ 약속장소가 신흥역에 있는 행사장이다. 술, 담..

몸에게 충성

소심한 운동기구다. 딸이 사온 이 비스듬한 곳에 올라가면 종아리 근육이 쫙 당긴다. 지압슬리퍼는 지난번 선물 받은 건데, 강하지 않아서 자주 신는다. ​ ​ 집에서 하는 게 책읽는 놀이니... 이렇게 이중 효과를 ​ ​ 남편 친구가 새벽에 운동장에 가서 맨발걷기를 하고 몸이 좋아졌다며 강권. 새벽마다 전화해서 인증샷을 올리라고 한단다. 억지 걷기를 며칠 하더니 본인도 좋다며 열심히 걷는다. 내 말은 뒷등으로 듣더니... ​ ​ 일욜 아침 나도 나가봤다. 한 아자씨는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고, 운동장이 모두 잔모래와 굵은 모래로 되어있다. 어디를 걸어도 기분이 좋다. 바로 옆집이 초등학교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나도 맨발걷기를 자주 해야겠다. ​ ​

늦은 생일빵

시누이가 지난 주에 코로나에 걸렸다. 워낙 먹성이 없으니 아주 힘들었다. 왠만큼 회복되어서 오는 생일 점심을 사줬다. 뜰안채를 갔다. 음식은 조금씩 남기고, 청하 한 병을 남자 둘이서 다 못 마시고 남긴다. 에고~~ 완전 할아버지다. 남편은 어제 많이 마셔서 그렇다고 하지만, 고모부도 영 못 마신다. 백운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돌아왔다. 고맙다. ​ ​ ​ ​ ​ ​ ​ ​ ​ ​ ​ ​ ​ 집에 오니 망고가 와 있다. 카카오톡으로 최시인의 카드가 먼저 오긴 했다. 카톡으로 케익과 커피도 많이 받았는데... 과일을 받기는 처음이다. 나발을 부는 sns 탓이다. 모두 황송하다. ​ ​ ​ * 생일날 저녁은 만강홍에서 중딩 친구 부부와 먹었다. 일주일 전에 친구 생일이기도 해서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다. 얼..

몸학교에서 '라스트 콘서트'

현대무용가 이정희 선생님이 분당수필에 나온지도 한참 되었다. 코트를 입던 때였다. 조용히 관조하는 모습만으로도 멋졌다. 무용으로 일가를 이룬 후 그림을 그리고, 이제 글도 도전했다. 두 번째 작품을 선보였다. 이전에 인터뷰 기사를 보면 이미 예술성이 빛났다. 정자동에 몸학교는 선생님 공연장이자 연습실이자 거처다. 선이 굵은 모던한 분위기로 곳곳이 멋지다. 맛있는 점심에 차에 간식, 영화까지 ... 즐겁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 ​ ​ 입구에 조각 작품, 몸학교 답다. ​ ​ ​ ​ ​ 30대 시절 사진, 사진작자인 부군의 작품 ​ ​ ​ ​ ​ 이정희 선생님이 그린 그림도 예사롭지 않다. ​ ​ ​ ​ ​ ​ ​ ​ 엄마의 뒤를 이은 이루다, 이루마 멋진 두 딸 ​ ​ ​ 아래층 공연장이다. 에어콘 없어..

93세, 선생님 화이팅!

이영자 선생님의 초대로 예술의전당에 갔다. 5시 40분에 출발해서 넉넉히 도착했다. ​ 음악분수 앞에서 잠시 어정거리고~ ​ ​ ​ ​ 로비에서 모두 만났다. 서초 식구들이 많이 왔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반 갑 다. ​ ​ ​ ​ ​ 김남조 시 ‘목숨’, 작곡가 이영자 오선지에서 재탄생 … 이달 20일 세계 초연 < 문화·라이프 < 기사본문 - 최보식 의 언론 (bosik.kr) ​ 1931년생, 지금도 연필을 깎아서 오선지에 악보를 그리는 국내 최고령 현역 작곡가 이영자(예술원 회원). 김남조의 시에 곡을 붙인 그의 신작 ‘목숨’이 오는 6월 2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IBK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사단법인 프렌즈오브뮤직의 제27회 정기연주회 ‘DMZ, 평화를 기다리며’에서 세계 초연된다. 이화여..

생일빵 2

토욜 저녁에 온 가족이 모였다. 아들네가 사진을 보내서 만들었다는 케익이다. 세상에나~~ 먹기 아까울 정도인데, 맛도 좋아서 한번에 다 먹었다. ​ ​ 갑오징어회가 지금 먹을 때라고 한다. 아들네가 미역냉국과 회를 사오고 딸은 아구찜과 미역국을 끓여왔다. 나는 아무 것도 하지말라고 해서, 김농부가 가져다준 채소만 씻어두었다. 이걸 다 먹고 아구찜도 먹었다. 남편과 사위는 소주 4병, 며늘과 딸, 나는 화이트와인 1병과 맥주.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아들네는 늦게 가고, 딸네는 자고 갔다. ​ ​ ​ ​ 꼼꼼쟁이 태경이 선물이 감동이다. 저 꽃 두 송이를 만들어와서 하나는 할아버지를 드린다. 봉투까지 만든 정성스러운 편지도 ... 좋았다. 번개돌이 시경이, 집에서 오는 차 안에서 급조한 편지. 노트를..

미리 생일빵

문선배님과 최샘은 서로 생일을 챙긴다. 기흥 최 샘네서 합류 ~ 최샘이 이끄는대로 세 군데를 다녔다. ​ ​ 널찍한 이곳은 음식보다 풍경이다. ​ ​ 가서 주문하고 또 가져다 먹어야하는 시스템이 어르신들에게는 불편하다. 나두 어르신. ㅋㅋ 맛은 소소하다. 커피가 맛있다. ​ ​ 사방이 이쁘지만 이렇게 사진찍는 곳을 꾸며놓았다. 조화 안 좋아하는데... 둥둥 떠 있는 꽃들이 이쁘긴 하다. ㅋㅋ ​ ​ ​ 마당을 저리 잘 가꾸는데는 다 손길이 필요한 것, 두 분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 이 당단풍 나무는 예술이다. ​ ​ ​ 카페와 붙어 있는 이불, 옷, 소품 가게 물건이 고급진데... 값이 엄청나다. 눈 호사만. ​ ​ ​ ​ ​ 현대수필에 을 연재하고 있는 최샘의 작품 배경인 에 갔다. 나도 두 ..

우리 가곡과 함께

오랜만에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을 갔다. 분당에서 두 시간 걸려서... 수필반 정 선생님의 초대다. 그동안 연세대는 완전히 딴 세상이 되었다. 오래 전 토요일마다 시공부하러 다니던 때가 떠올랐다. 세상에나 이 거리를 매주 다녔다니... ​ 잘 짜여진 순서와 사회의 적당한 멘트로 두 시간 넘게 푹 빠졌다 나오니 10시가 다 되었다. 후배가 '카리스마 쩐다'는... 바리톤 양준모가 나는 좋았다. 돌아오니 11시 넘어, 동승한 4인은 24시간 하는 식당에서 냉면과 순대등을 먹고 헤어졌다. 집에 오니 12시가 넘었다. 12시 넘어 귀가한 게 얼마만인가. 내참... ​ ​

서행구간, 만남

한 달쯤 전에 서행구간에서 시 강의를 해달라고 했다. 기금을 받아서 진행하는 황대표는 참 대단하다. 책 구입까지. ​ 아침 8시 40분 출발했는데 널널하다. 15분 전에 도착해서 문앞에서 사진을 찍고 느긋하게 들어가니 거의 다 와서 자리를 잡고 있다. ​ ​ ​ ​ ​ ​ ​ 서행구간의 첫 특강은 비대면 줌강의였고, 두 번째도 마스크 시대였고, 이번에 비로소 얼굴을 마주했다. 어쩜 이리 이쁜가. 젊은 기운이 가득하다. 직장을 반차 내고 왔다는 사람도 있다. 젊은 사람들이 다루지 않는 시인을 소개했다. 박경리, 김구용, 최승자, 오봉옥 시인. 황 대표는 박노해 시집을 공부하고 토론했다고 한다. 내가 아는 박노해 이야기도 하고. 시간반 내가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이들이 내 책을 읽고 공감한 부분을 한 장씩을 ..

꽃, 꽃들

​ 스승의 날에 받은 카네이션 화분에 봉오리들이 다 폈다. 이렇게 다 피기는 처음이다. ​ ​ 회장님한테 얻은 하와이 감자라나? 이렇게 이쁜 꽃이 피었다. ​ 좁은 화분에서 기특도 하다. ​ ​20년 쯤 전에 화원을 하던 한샘 집 방문 기념으로 데려온 손바닥만한 '유월설'에 처음 꽃이 왔다. 유월에 눈이라니... 이름에 반했다. 순성이 화원에서 분갈이를 하고 일 년 정도 맡겨뒀다가 데려왔다. 유월에 눈 같은 꽃 꽃이 이쁘고 이뻐도 태경, 시경이가 젤 이쁜 꽃이다. 태경이는 폭풍 반항 시기가 지나간듯 요즘은 지 엄마한테도 유순해졌다. 대화가 가능해진 정도가 아니라 깜짝 깜짝 놀라게 한다. 눈만 마주치면 와서 안기는, 아니 안아주는 녀석들때문에 내 맘도 환해졌다. ​